옥천군의원

[충청매일] 어느 여름 연못 속의 물이 말라버려 뱀들은 물이 있는 다른 연못으로 옮겨 가야 했다. 날씨는 덥고 땅은 메말라 멀리 돌아가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어 뱀들은 위험이 있더라도 사람 사는 마을들 가까이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뱀들이 모여 의논을 하는데 작은 뱀이 큰 뱀에게 말하길 우리가 큰 뱀을 따라가면 모두 사람들에게 잡히겠지만 ‘큰 뱀이 작은 뱀인 나를 업고 가면 사람들이 신기하게 여겨 잡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면서 자기를 업고 가라고 제안했다. 이를 타당하다고 여긴 큰 뱀은 작은 뱀을 업고 이동하게 되었는데, 사람들은 그 모습을 신기하게 보면서 신령스러운 뱀이라 생각하여 감히 접근할 마음조차 갖지 않게 되어 뱀들은 무사히 물이 있는 연못으로 옮길 수 있었다.

한비자에 나오는 이 고사는 아래 사람을 존중하면 자기 자신 역시 존중받게 된다는 의미로 ‘지도자는 겸손의 미덕을 갖춰야 한다.’는 교훈이다.

노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여 물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사람의 선(善)과 물의 맑음(淸)은 같다. 그렇다면 왜 사람에게 악이 생기는가? 욕심이 유혹하기 때문이다. 물 역시 흐리게 보이는 이유는 오물이 더럽히기 때문이다. 물의 형태는 작은 도랑과 못이 있고, 크게는 강과 바다가 있다. 모두 같은 물이지만, 도랑과 못은 오물이 모두 흘러들어 더러워지기 쉽고, 강과 바다는 넓으므로 탁한 물도 사양하지 않고 받아들이니 맑을 수만 없다. 하여 맑은 물은 산의 개울뿐이다. 개울은 높은 곳에 있으므로 더러운 것이 흘러들 수 없고, 물살이 빠르므로 탁한 물이 남아 있을 수 없는 데다 돌과 모래가 걸러 준다. 물은 흐르고 쏟아지고, 가득 차고 넘치기도 하며, 돌아가기도 하고 빠르게 흐르기도 하고, 부딪치기도 하고 솟구치기도 한다. 벼랑에서는 폭포가 되고 구덩이에서는 소용돌이가 되며, 어떤 곳에서는 잔잔하고 곧게 흐르지만 어떤 곳에서는 구불구불 굽이치기도 하고, 사나운 듯도 하고 성난 듯도 하며, 잠기기도 숨기도 한다. 장마가 지면 불어나고 가뭄이 들면 숨고 얼음이 얼면 막힌다. 이렇듯 변화가 지극하지만 맑기는 그대로이다. 졸졸 흐르고 콸콸 흐르며 밤낮으로 멈추지 않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쉬지 않는다. 움직여 흐르는 물은 막힘없이 두루 통한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앞뒤를 다투지 않으니 거울로 삼아야 한다. 또한 멈추어 있는 물은 차기도 하고 비기도 하니, 도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물을 보고 스스로 노력하여 마음을 맑게 하고 항상 선을 잃지 않기 위해 정진해야 한다.

사람들은 보통 남위에 서기를 좋아하고 대접받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난체하고 뻐기기만 해서는 섬김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나이가 어릴 지라도, 그가 가진 것이 없더라도, 그의 처지가 미천하더라도 그를 제대로 대접한다면 자신의 위상은 저절로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내가 높아지려면 내 주변 사람부터 높여야 한다고 합니다. 내가 높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하여 주변 사람을 무시한다면 결코 그 역시 남에게 존경받을 수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남들이 보는 앞에서 부하직원을 무시하기보다 작은 능력이라도 인정해주고 북돋아준다면 결국 조직을 위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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