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충청매일] 사람들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가치관과 신념을 갖게 된다. 그것이 소신으로 발현돼 표현의 가치로, 성장의 모태로, 삶의 철학으로 투영되는 법이다.

그러나 때론 소신이 집단적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배척과 배신의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요즘 세상이 그러하다.

한동안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조국 사태에 이어 최근 돌출된 윤미향 사태,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즈음해 잇따라 터져나온 북한의 대남 공세 등으로 우리 사회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정의인지, 무엇이 올바른 대응인지 당최 헷갈린다.

조국 사태나 윤미향 사태는 근거없는 의혹을 갖고 그들을 매도하거나 음해하는 것이 아니다.

제기된 의혹의 실체를 밝히라는 게 국민적 요구임에도, 이를 진영 대결 논리로 몰아가는 것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최근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온갖 비방과 위협을 동원한 북한의 대남 공세에 대한 대응은 더욱 공감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같은 북의 도발에 대해 “잘못은 우리에게 있다”거나, “대북 전단 살포에 엄중 대응할 것”, “대북 전단 살포시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는 등 굴종적 저자세를 ‘가장 적절하고 올바른 대응’으로 호도하는 게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모습이다.

이들 대부분의 공통점은 국민적 정서나 보편적 정의와 상식은 도외시한 채 편향적 주장에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존경하고 추종하는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북측의 비난에 대해선 유감의 말 한 마디 못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들 속에서도 소신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과 박용진 의원이 그들이다.

조국 사태에 이어 윤미향 사태에 대해서도 그들이 속한 진영논리에 맹종하지 않고 소신껏 말한다.

금 전 의원은 이 때문에 지난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것은 물론 당의 징계까지 받는 ‘확인사살’까지 받았다.

박 의원은 조국 사태 당시에도, 윤미향 사태에 대해서도 “국민이 납득할 해명을 내놓으라”, “일방적 내 편 감싸기는 단호히 거부한다”는 소신을 보였다.

북한의 대남 공세에 대해서도 “종이떼기 몇 장 가지고 체제가 흔들릴 정도면 반성해야 한다”고 북한의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진영의 편향적이고 주관적인 논리에서 벗어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목소리는 더 많은 공감을 얻고 빛이 나는 법이다.

그것이 소신이다.

집단의 무리 속에서 도태되지 않으려 맹목적적으로 따르는 것은 굴종이란 말이다.

‘잘못을 바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곧 굴복이며, 굴복이야말로 모욕을 당하는 길’이라는 윌리엄 해즐릿의 말처럼 소신을 버리면 모욕을 당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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