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청주고인쇄박물관 직지코리아팀 주무관

 

2020년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생존을 위해 서로 격리하는 언택트(untact) 사회에 진입했다. 우리나라는 약간의 시행착오는 있었으나 현재의 드라이브스루 검사, 생활치료센터 운영, 신속한 진단 키트 개발 등의 K-방역 모델이 전 세계에서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또 우리 국민의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는 다른 국가의 도심 통제를 위한 제재 방법보다 더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방법으로 코로나19 방역의 공로자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때에 ‘이공직코’라는 생소한 단어를 떠올린다는 건 엉뚱한 발상일 수 있다. 하지만 각자 맡은 분야에서 묵묵히 그 역할을 충실히 할 때 비로소 코로나19도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이공직코’ 담당자로서 더 많은 이에게 이를 소개하고자 용기를 낸다.

‘이공직코’는 ‘2020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을 무작정 줄인 말이다. ‘이공직코’가 되기까지를 살펴보면 2001년 9월 4일 현존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에 등재되고, 청주시는 그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03년부터 직지축제 개최, 2005년부터 기록문화 발전에 기여한 기관에게 직지상을 수여했다. 2016년부터는 더욱 규모를 키워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진행해 비로소 올해‘이공직코’가 열리게 된 것이다.

‘2020 직지코리아 페스티벌’은 ‘직지, 기억 너머 상상’이란 주제로 오는 9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청주고인쇄박물관 일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공직코’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이번 행사가 중점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다음과 같다.

먼저 기록문화 발전 방향을 함께 그려보는 것에 중점을 뒀다. 청주시는 ‘기록문화 창의도시 청주’를 추진, 유네스코는 세계의 기억(Memory of the World) 사업을 하고 있다. 이에 기억(기록)을 넘어서 미래 기록문화를 창의적으로 떠올려보는 의미로 ‘직지, 기억 너머 상상’을 주제로 선정하고 다양한 전시·학술을 진행해 ‘이공직코’만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한다.

또 장소의 집중화와 시민의 참여화에 중점을 뒀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을 중심으로 근현대인쇄전시관, 금속활자전수교육관, 옛 한국공예관, 차 없는 거리 등을 활용해 시민들이 쉽게 집중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직지 콘텐츠 경진대회, 직지 시민문화포럼, 청주 옛 사진 기록전, 별빛 독서캠프 등 시민의 참여 프로그램을 비롯해 직지 관련 아홉 가지 체험 프로그램인 ‘직지구경’을 선보여 시민들이 참여하는‘이공직코’만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기관과 연계·협력에 중점을 뒀다. 기록의 미래 전시는 SK하이닉스, 세계기록 유산 전시는 국가기록원, 책 관련 체험행사는 청주시립도서관, 기록문화 창의도시 청주 사업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기록문화 학술은 세계직지문화협회, 다채로운 공연은 지역예술단체 등과 함께하는‘이공직코’만의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한다. 지금은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는 엄중한 시기다. 다만 ‘이공직코’의 주체로서 차근차근 중점을 두고 준비해 여러분의 고단함 끝에 문득 곁에 찾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결국엔 우리 인류도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한 콘택트(contact) 사회로 진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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