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예총 부회장

[충청매일]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지기(知己)’라고 한다. 우리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감동한다.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 상대를 인정해 주고 높여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다. 자기의 가치를 알아주고, 높여주는 사람을! 우리는 좋아 하고 따른다. 얼마 전, 필자는 이 같은 체험을 했다.

충북육상 발전에 공을 세웠던 충북체육고등학교 이(李)모 교장 조문하러 장례예식장엘 갔을 때! 마침 20여 년 전 김영세 교육감 시절 충북교육청체육과장과 청주교육장으로 역임했던 김(金)모 선배를 만났다. 당시 필자는 충북체고 교장으로서 그와 인연이 맺게 되었다. 그는 체육계의 거목이요, 성공한 체육인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의 특징이라면, 거침없는 대화로 상대의 장점을 부추기며, 사기를 높여 준다. 

그날도 필자와 인사가 끝나자마자, “김 교육장, 지난 번 충청매일에 난 것! 나는 교육장의 칼럼만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꼭 읽는다오! ‘전원일기’라고 했지? 영동 고향집에서 외손자 눈 다친 것!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아슬아슬한 스릴과 반전! 정말 재미가 있었어! 그래? 지금 손자는 괜찮은 거지?!”라고 특유의 호방한 목소리로 격려 덕담을 늘어 놓는다.

거침없이 덕담으로 하는 이야기 하지만, 그 말을 듣는 필자에겐 크나큰 감동이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그것이었다. 우선 필자가 쓴 ‘전원일기’(본보 4월 2일자 칼럼)를 읽어보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웠으며, 더 나아가 그냥 건성으로 읽은 게 아니라, 내용 하나하나를 소상히 기억할 정도로 정독을 했다는 ‘사실’에, 감동이 더욱 컸으며,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필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배려’에도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이렇게 만날 때마다 상대방을 감동케 한다. 그 원동력은 나를 알아주고, 인정하며, 나의 가치를 높여 주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존경하고, 따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춘추시대에 제나라 재상, 관중(管仲)은 임종할 때에 “생아자(生我者)는 부모(父母)요, 지아자(知我者)는 포숙아(飽叔牙)라!”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즉 ‘나를 낳아준 사람은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친구(포숙아)!’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청주에서 개최된 ‘85회 전국체전’을 회상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체육회 김(金)모 처장, 도청 구(具)모 과장 등 4명을 ‘막역(莫逆) 사인방(四人幇)’이라고 하였다. 아무리 어려운 부탁이라도 거절하지 못하는 막역한 사이! 만나면 즐겁고, 헤어질 때는 즐거운 여운으로 헤어졌다.

그날 저녁 귀가하면서 “사(士)는 위지기자사(爲知己者死)하고, 여(女)는 위열기자요(爲悅己者容)이라! -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고, 여인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얼굴을 꾸민다”란 구절이 생각났다. 사마천의 사기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핵심어는 ‘지기(知己)’이다. 자기를 알아주는 친구! 나에게 ‘공감’하고, 나를 배려하는 친구! 내 주변에는 이런 친구들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항상 나를 뒤돌아보고, 나를 보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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