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박사

[충청매일] 사람들은 살면서 끝없이 투쟁하고 경쟁한다. 학교에 다닐 때는 더 좋은 성적을 받고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하여 경쟁하고 취업을 하고 직장생활을 할 때에는 동료들보다 더욱더 빨리 승진하고 출세하기 위하여 경쟁한다.

포유류는 경쟁의 시작이 수정에서부터 치열하다. 한번에 3억~4억개의 정자가 배출 되지만 1개의 정자만이 수정된다. 어제 끝난 21대 총선의 경쟁률은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모두 1천118명으로 평균 4.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었다.

경쟁은 끝이 없다. 경쟁에서 이긴 승자는 승자대로 지면 진대로 폐자들 끼리 다시 또 경쟁은 계속 된다. 이처럼 계속된 경쟁은 또 다른 경쟁을 야기하고 승리를 위하여 투쟁은 계속되는 것이다. 즉, 경쟁에서 이긴 승리의 기쁨은 잠시이고 금새 새로운 경쟁의 상대와 또 다른 경쟁으로 투쟁의 시간은 계속된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프로듀서 출신 저널리스트이자 기업가인 마거린 헤피넌은 “경쟁의 배신”이라는 책을 통하여 과학, 언론, 기억, 교육, 결혼, 스포츠, 영화 등 우리가 속해 있고 영향을 받는 모든 분야에서 ‘경쟁’이 어떤 모습인지를 이야기하며 치열한 경쟁의 지속은 누구도 승자로 만들지 않는다고 하였다.

경쟁의 시간은 참으로 고달프고 피곤하다. 누군가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지지 않기 위하여 잠을 줄이며 노력하고 경계하며 항상 마음을 졸이며 지내야 한다.

손자병법에 보면 전쟁에서 늘 승리하는 장수는 먼저 상대가 나를 이길 수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에 상대가 허점을 보이기를 기다렸다 공격한다.

일반적으로 적이 강해서 내가 패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군이 제대로 준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적의 공격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즉 적에게 공격의 기회를 주지 않도록 아군의 태세를 갖추는 것이 승리의 우선 과제이며 나의 약점을 보완하여 경쟁자가 쳐들어올 빈틈을 보이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의 옛 속담에 보면 “지는 게 이기는 것” 이라는 말이 있다. 이 뜻은  맞설 형편이 못 되는 아주 수준이 어린 상대한테 옥신각신 시비를 가리기보다 아량 있고 너그럽게 대하면서 양보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승리하는 것임을 이르는 말이다. 누군가는 졌는데 어떻게 이긴 것이냐고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승자가 되기 위하여 끝임 없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상처받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또 다른 패자가 된다면 참으로 부질없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싸움의 순간에는 승자가 있으면 반드시 패자가 있다. 하지만 영원한 승자는 없으며 영원한 패자 또한 없다.

오늘의 승자가 내일의 패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의 승자들은 겸손해야 하며, 패자들은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마음의 위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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