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충청매일] 쥐 두 마리가 한집에 살고 있다. 그들은 부부다. 무엇이든 함께 한다. 어디를 가도 함께 가고 일을 할 때도 늘 함께 한다. 서로 찍찍거리며 힘든 일도 쉽고 즐겁게 한다.

두 마리의 쥐는 시골과 도시를 넘나들며 삶을 즐기고 있다. 일주일 중 반은 시골생활을 하고, 나머지 반은 도시에서 생활한다.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늘 바쁘다. 둘 다 소중하다고 여기기에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게 되었다. 도시는 도시대로 즐겁고 시골은 시골대로 매력을 느끼며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생활에선 문명을 즐긴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영화 관람도 하고, 마켓 쇼핑도 즐긴다. 친구들과의 모임도 갖고, 손자 손녀에게도 놀러간다. 술 한 잔을 즐기며 노래방도 찾아가 춤추며 노래한다. 그러나 도시 쥐가 되면 복잡하고 매연에 목이 칼칼해져서 생활하는데 지장을 받는다. 달도 별도 보기 힘들다. 아파트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산도 사라지고 콘크리트 담장 같이 줄지어 있다.

시골 쥐가 되면 한가하고 여유롭다. 완전 자연 상태 그대로를 만난다. 보이는 건 파란하늘과 맞닿은 산과 풀숲, 나무들뿐이다. 밤이면 어둠을 헤치고 가로등 불빛이 손에 손을 잡고, 별빛이 줄줄 흘러내린다. 산과들은 시장이다. 눈에 보이는 건 모두 먹거리다. 달리 마켓을 가지 않아도 온통 먹을 것들로 가득하다. 고기가 먹고 싶으면 강에 나가 고기도 잡고, 다슬기도 주워와 별을 보며 까먹는다.

두 마리의 쥐는 파먹기만 하는 쥐는 아니다. 심고 가꾸며 노력한다. 노력하여 거두어들인 것만큼만 먹는 알찬 쥐들이다. 쥐의 특징은 쌓아놓고 욕심껏 먹어야 하지만 이들은 절대 욕심 부리지 않는다.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얻고 취한 만큼만 먹는다.

시골 쥐의 집은 오두막이다. 둘만이 겨우 생활할 수 있는 작고 아담한 집이다. 그래도 갖출 건 다 갖추고 있어 생활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다. 도시 쥐의 집은 커다란 아파트다. 두 마리의 쥐가 살기엔 너무 큰 아파트다. 그래도 크다고 느끼지 않고 살고 있다.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살아가기 마련이다.

도시와 시골이 가끔 싫증날 때면 둘은 훌쩍 떠난다. 해외로 바다로 축제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보고 듣고 즐기고 먹고, 둘만의 색다른 여행지를 찾아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닌다. 현실에서 벗어나 이상의 세계를 경험하며 색다른 체험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맛본다. 목적지가 따로 없이 발길이 머무는 곳이 그들의 목적지다. 새로운 쥐들도 만나고 새로운 경험도 쌓는다.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앞날의 계획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한다.

우리네 인생은 주어진 환경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며 살게 되어있다. 시골 쥐면 어떻고 도시 쥐면 어떠한가. 때론 도시 쥐처럼 때론 시골 쥐처럼 인생을 살아가면 될 것이다. 도시 쥐건 시골 쥐건 도시 가면 도시 쥐고 시골 가면 시골 쥐가 된다. 그것이 바로 우리네 인생이다.

그들은 두 마리의 시골 쥐 도시 쥐가 되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듯, 도?농 복합형 인생을 즐기며 살아갈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