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빠르게 흘러간다. 폭우로 불어난 강물처럼 빠른 속도로 흐른다.

어느날 나는 태아 때 엄마 뱃속 양수에서 놀며 배운 수영 실력으로 흐르는 강물에 몸을 실었다. 강물은 나를 싣고 급하게 흘러내려 갔다. 그것이 내 인생의 시작이었다. 강 따라 흐르며 형제자매를 만나게 되었고 일가친척, 이웃과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강물의 흐름에 따라 때론 빠르게 때론 천천히 인생을 즐기며 함께 흘렀다. 그렇게 흐르는 강물의 여정은 바다에서 그 생을 마친다.

물이 흐르는 속도에 인생을 맡기고 지금까지 흘러왔다. 100세 인생 중간지점까지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흘러오다 낙오된 사람들도 다소 있지만, 대부분은 지금까지 운명을 함께하며 흘러왔다. 서로 손을 잡고 힘을 합쳐 위기의 순간들을 극복 해왔고, 서서히 안정감을 안겨주며 인생 물놀이를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한때 소용돌이에 휘말려 헤어나지 못하고 빙빙 돌며 방황하다 겨우 탈출하기도 했었다. 강물에 다른 냇물이 합류되는 지점에 도달해서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좌충우돌 방황하기도 했었다. 그럴 때마다 이를 잘 극복하고 강물 따라 흐르며 내 인생은 내가 만들며 흘러왔다.

‘물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흐르는 것이다’라고 했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흐르는 것이다. 흐름에 몸을 맡기고 부닥치는 상황에 따라 대처하며 살면 되는 것이다. 그날그날 닥치는 환경에 적당히 대처하며 그에 적응하며 살아간다면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강을 둘러싼 주변 산과 들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곳 가운데에 물이 흐른다. 흐르는 강물에 새와 구름이 뛰어든다. 그 물에 내 인생이 떠 있다. 우리의 삶은 아름답다. 이처럼 더없이 좋은 환경을 서서히 즐기며 살아야 하는데 마다하고 급하게 서두르며 흘러 버린다. 인생을 너무 가볍게 포기한다.

급변하는 세상 급변하는 물살. 언제 변할지 모르니 남들보다 빠르게 급물살을 타고 앞서가려고  서두른다. 급하게 흘러간 물은 여정의 끝자락에 빨리 도착한다. 인생의 거리가 단축된다. 남보다 빠르게 흐르는 것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닐 것이다. 꼭 필요하다면 급물살도 타보고 강폭이 넓은 지역을 통과할 때는 여유를 갖고 주변을 둘러보며 삶의 의미도 축적시키고 인생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며 흘러야하겠다.

아직 까마득히 먼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강물의 여정, 생명의 종말 바다. 굽이굽이 돌고 돌아 한 번의 쉼 없이 흘러 언젠가는 도착 하겠지만, 그전에 해야 할 일들이 산재해있다. 먼저 나를 제대로 찾고 인식하고, 가족과 보다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을 몸속 가득 담아야겠다. 머나먼 흐름 이지만 급류에 휩쓸려 갈 수도 있다. 항상 준비된 마음으로 바다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살아야 하겠다.

강물의 흐름 따라 인생도 흐른다. 인생의 종착지 바다로 흐른다. 천년을 말없이 흐르는 강, 거기에 비하면 내 인생은 한 방울의 물방울에 불과하다. 인생은 그렇게 덧없이 흐르고 그 속에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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