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이나 공공조직이나 성공한 조직의 리더는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이를 모든 구성원에게 열성적으로 전달하고, 추구해야 할 목표를 강조하며, 고객 및 시민 중심의 재화와 서비스를 전달하고자 하는 절박감을 가진다. 기업과 조직의 최고관리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기업, 조직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다. 비전이란 기업이나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바람직한 미래에 대한 이미지이다.

비전은 기업의 구성원이나 시민들을 하나로 묶고, 행동하도록 한다. IMF가 터진 뒤 1998년 대통령에 취임한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에게 IMF 외환위기를 2년 이내에 탈출하겠다는 비전을 줬고, 그 비전에 국민은 동참해 전 세계에 유래 없는 금모으기라는 운동을 한마음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그 결과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당시 39억 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고를 700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 올려서 파산 직전의 나라 살림을 정상적으로 만들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한 삼성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보고서에서 초일류 기업을 비전으로 내세워 10년 만에 매출 4배, 이익 66배의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9일을 기점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에게 준 미래의 비전은 현 시점에서는 만족스러운 것이 많지가 않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취임일이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기록될 것을 약속하였다. 그리고 광화문 정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의 광화문은 국민 통합이 아닌 국민 갈등의 장이 되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약속과 비전은 남북한 문제를 비롯해 한미동맹, 한일관계 등 주변 이해 당사국과 갈등은 해결될 기미가 없다. 퇴근길에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하겠다는 정치적 약속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여러 번 강조한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끝내야 한다는 약속도 국민들의 눈에는 비쳐지지 않고 있다.

국정 후반기 국민들이 원하는 비전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공통적으로 경제활성화를 들고 있다. 지금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2년 반 뒤 마무리 할 때 우리 경제가 어떠한 모습이고, 국민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줘야 할 것이다. 2.0%까지 지속해서 하향 수정되는 경제성장률을 높여서 3만2천 달러 수준의 국민소득을 높이겠다는 비전을 제시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무엇을 하고, 국민들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동참을 요구해야 한다.

국민들이 성장률 1%대가 가져올 공포를 가지기 전에 미래의 비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모두가 함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국민이 원하는 비전이 명확하면 국민들은 따르게 되고, 국민이 함께하면 그 비전은 달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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