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청주시 흥덕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떠난 여행 중, 다음 주 화요일부터 출근하라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드디어 시작되는 공직생활에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출근 날을 기다렸다. 임용식을 하루 앞두고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하며 늦은 시간까지 공부했던 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 임용 시험이라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불안했던 나, 합격자 발표날 아빠와 부둥켜안고 기뻐했던 나를 되돌아봤다. 그토록 원했던 시험에 합격하고 임용식까지 마치고 나서는 어떻게 하면 조직사회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공직사회에 스며들어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해봤다.  

첫 출근 날, 긴장하고 얼어붙어있던 나를 환경위생과장님, 청소팀장님이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어주시고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시려 농담을 던지시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렸다. 위생팀으로 안내받고 위생팀장님과 위생팀 주무관에게 첫인사를 드렸을 때 웃으며 반겨주시던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편하게 대해주셔도 처음이기에 긴장되고 얼어있어서 위생팀에 스며들지 못했던 첫날 회식자리에서 팀장님께서 해 주셨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수진아, 너는 이제 막 발령받은 공무원 막내야. 너는 막내의 특권을 누릴 자격이 있어. 어려운 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팀장님한테 언제든지 말해도 된다는 말이야.”

그 말씀을 듣고 하루 종일 했던 긴장이 풀렸다. 어떻게 하면 ‘우리’팀에 녹아들어서 화합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줄 모르는 일이 더 많은데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어떡하지, 누구한테 물어보나 생각했던 고민이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11월 20일에 발령받은 우리 막내둥이’라고 다른 모임이나 다른 부서에 나를 소개해주시고 자랑하시는 팀장님,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모르는 일이지만 도움을 요청하면 같이 알아봐 주시고 해결해주시려고 노력해주신 차석 주무관, 짝꿍 주무관 덕분에 ‘나’는 점점 ‘우리’가 돼갔다.  

서로 도와주고 내 일처럼 여기는 자세, 그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자세가 ‘우리’가 되는 방법이다. 아직도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줄 모르는 일이 더 많은, 갓 시보 해제된 신규 공무원이지만 위생팀에 있으면서 배운 ‘우리가 되는 법’을 더 많이 실천해보고자 한다. 한 그루의 나무가 모여 큰 숲을 이루듯이 더 많은 사람이 ‘우리가 되는 법’을 알고 실천한다면 공직사회가 공동체 의식으로 조화를 이루고 더 나아가 청렴한 공직사회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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