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정의(正義)란 철학적으로 ‘개인 간의 올바른 도리,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를 의미한다. 그러나 정의에 대한 개념정의나 무엇이 정의인가에 대한 해답은 없다. 정의에 대하여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 롤스(J. Rawls)이고 그의 대표적 저서 정의론(A Theory of Justice)이 있다. 그는 정의의 두 가지 원리를 제시하고 있고, 이는 사회정의의 중요한 기준으로 논의되고 있다.

롤스가 제시하고 있는 정의의 제1원리는 ‘평등한 자유의 원리’로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모든 사람의 자유는 최대한 인정하여야 한다는 원리이다. 인간 존엄성에 가장 중시되는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고, 그것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국가나 사회체제는 발전되어야 한다고 한다.

롤스가 제시하는 정의의 제2원리는 ‘차등의 원리’로 정당한 불평등은 존재하여야 하나, 그 불평등을 가져오는 직위, 권력, 직무 등에 대하여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분배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균등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불평등에 의하여 최소 수혜자의 편익은 최대화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한다. 이는 불평등이 존재하더라도 사회에서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까지도 결과적으로는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논란은 롤스의 정의의 제2원리란 차원에서 정당한 불평등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조국 딸의 논문과 관련된 문제를 보면 인턴제도를 활용한 논문작성은 소수집단만이 접근할 수 있었던 제도로 차등의 원리에서 주장하는 기회의 균등의 원리에 적합하지 않다. 그리고 그 결과로 유명대학에 입학하고, 각종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다는 것은 사회의 최소 수혜자의 편익을 극대화한 것도 아니다. 즉 부유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은 가난한 학생에게 돌아가야 할 장학금을 빼앗아 간 것으로 롤스의 차등의 원리에 어긋나는 것이다.

롤스의 이론에 의하면 부유한 아버지를 가진 것은 불평등으로 사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속세 등을 부여하여 정당한 불평등을 달성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조국 후보와 그 가족들은 합법을 가장하여 이를 벗어나고자 하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가는 국민의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억제하고 제재하여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법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사법부와 법무부이다. 그래서 사법부는 정의의 여신 디케(Dike)의 상을 모시고 있고, 법무부는 영어로 ‘Ministry of Justice’로 표현하고 있다.

이 정의를 다루는 부서에 말만 정의롭고 행동이 정의롭지 못한 의혹을 받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임용하는 것이 올바르고 정의로운 것인가가 논쟁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무엇보다 많은 행동을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과거의 관행에 따른 것이라고 하여 정의를 법의 기준으로만 주장한다면, 그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은 정의로운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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