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圖·始·樂(도시락)-유럽도시기행1]도시와 사람에 대한 이야기
[圖·始·樂(도시락)-유럽도시기행1]도시와 사람에 대한 이야기
  • 충청매일
  • 승인 2019.08.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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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혜 청주시립도서관 사서]올해 2월 명절 연휴기간 중 인천공항을 이용한 하루 평균 이용객이 20만명을 넘기고 이번 여름 휴가철을 맞은 8월 초에는 23만명이 공항을 이용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아마도 TV방송에서 여러 가지 여행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다보니 해외여행의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다. 여기에 출판계에서도 한 몫을 실어주듯이 유시민 작가의 신작 ‘유럽도시기행'이 출간됐다.

요즘 도서관에서 가장 대출이 많이 되는 ‘여행의 이유'에서 김영하 작가가 국내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과 상반되게 유시민작가는 해외도시를 보여주었다. 저자가 여행지로 유럽을 선택한 이유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 중에서 특히 유럽에 대한 로망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소개되는 도시들이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와 같이 유명한 도시만 나온다. 낯선 도시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좋아서 여행을 한다는 그는, 각기 다른 시대에 문화수도 역할을 했던 네 개의 공간을 찾아 그 도시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전해주었다.

이 네 개의 도시 중 세 개의 도시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고대 로마 역사를 공유했다는 점이다. 서구문명의 빅뱅이 일어난 고대 도시국가 아테네와 그렇게 탄생한 문명을 통해 제국을 이룬 로마, 그리고 마지막까지 로마제국을 이어간 비잔틴 제국의 수도였던 이스탄불까지. 저자가 그 도시들을 둘러보면서 단순히 어디에 관광명소가 있고 어느 곳이 맛집이라고 알려주는 여행기가 아닌 역사 속에서 일어난 사건과, 흔적을 남긴 사람들의 발자취를 들려주었다.

그 발자취를 따라간 첫 번째 여정인 아테네를 저자는 ‘철학과 과학과 민주주의가 탄생한 고대도시, 1500년 망각의 세월을 건너 국민국가 그리스의 수도로 부활한 아테네는 비록 기운이 떨어지고 색은 바랐지만 내면의 기품을 지니고 있었다. 남부러울 것 없었던 어제의 미소년이 세상의 모진 풍파를 겪은 끝에 주름진 얼굴을 가진 철학자가 되었다고 할까’라 평했다. 과거에 고대 문명을 꽃피웠던 영광스러운 모습을 미소년으로, 현재의 경제적인 불황으로 인해 바래진 모습을 거센 풍파를 맞은 노년 모습으로 표현한 것이 독특하면서 잘 맞아떨어진 평가라 생각했다.

그 뒤를 이어 여행한 로마를 ‘서구의 문명은 도시국가 아테네에서 빅뱅을 일으켰고 로마제국에서 가속팽창을 했다. 로마는 서구문명의 가속팽창 흔적을 지닌 도시답게, 고대부터 현대까지 문명의 발전양상을 압축해 보여준다’라 말하며, 전성기를 다 보내고 은퇴한 사업가를 닮아 빛바랜 명품 정장을 입는 나름의 인생의 멋과 맛을 아는 도시라고 표현했다.

‘역사가 무려 2700년이나 되는 이스탄불의 최초 이름은 비잔티움이었고, 콘스탄티노플로 이름이 바뀐 4세기부터 15세기까지는 동로마제국 즉 비잔틴제국의 수도였으며, 그 다음 500년은 오스만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이었다. 오랜 세월 경제적, 문화적 번영을 누렸던 이 도시는 20세기에 터키공화국의 영토가 된 후 국제도시의 면모를 거의 다 잃고 말았다. 고대 그리스, 로마제국, 비잔틴제국의 역사와 문화는 실종되었고, 그때 만든 몇몇 건축물만 박제당한 공룡처럼 덩그러니 남아 있다’라 평했다. 우리에게 낯선 오스만 제국의 시절부터 터키공화국을 이룬 무스타팔 케말(아타튀르크)대통령 때까지 군주에 따라 여러 색깔로 바뀐 도시를 잘 캐치해서 알려주었다.

앞서 나온 세도시가 과거에 번성했던 문화수도였다면,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파리는 현재 진행형으로 전세계가 인정하는 문화의 중심이다. ‘프랑스공화국의 수도인 파리는 앞에서 만났던 세 도시와 달리 역사의 공간과 시민의 생활공간이 분명하게 나뉘어 있지 않으며, 오래된 건축물도 모두 살아 숨을 쉰다. 베르사유 궁전을 제외하면, 시민들의 일상과 떨어져 관광객의 볼거리로만 쓰이는 공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만큼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져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옛 역사를 맛볼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여행을 다닐 때 그 나라의 역사를 꼭 공부해야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리 알고 간다면 여행의 깊이가 달라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이 책은 여행과 관련한 그 무엇도 아니면서 조금씩은 그 모두이기도 한, 도시와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앞으로 여행을 떠날 때 목적지가 유럽이라면 유시민이 들려주는 도시와 사람이야기, ‘유럽도시기행'이 당신의 여행에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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