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현 청주서원도서관 사서]뉴스를 보면 하루도 빠짐없이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 소식이 들려온다. 형태는 서로 다르지만, 사람의 목숨과 마음을 위협하는 사고 소식을 보다 보면 정신이 아찔하다. 오늘도 변함없이 뉴스를 보다가, 불현듯 궁금증이 생겼다. 화면 너머에서 고통을 이기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과거를 보란 듯이 잊고 생존을 축하하며 행복하게 살까, 아니면 잊을 수 없는 괴로움 때문에 일상을 되찾지 못한 채 힘겹게 살까? 이런 의문에 대답하기 위해 생존자들을 만나 사고 이후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묻고 그들의 체험담을 책으로 펴낸 사람이 있었다. 오늘 소개할 '트라우마여, 안녕'의 저자인 로렌스 곤잘레스다.

‘트라우마여, 안녕’는 죽음에 직면한 극적인 경험을 겪은 생존자들의 삶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기록하고, 이들이 계속 살아가기 위해 어떤 전략을 택했는지 분석하는 책이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살아남았지만, 이전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만 했다. 성공적으로 평화로운 생활을 되찾은 사람도 있지만, 지난 경험에 대한 기억 때문에 비극적으로 삶을 마친 사람도 있었다. 무엇이 이들의 생사를 가르고, 계속 살아남게 한 걸까?

저자는 우리의 뇌가 원시시대부터 현대까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뇌는 목숨의 위험을 느낀 바로 그때,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이 일어났을 경우를 대비해 마구잡이로 당시의 환경을 저장한다. 이 때문에 파란 하늘처럼 언뜻 상관없어 보이는 요소에도 뇌는 과민반응하며 사이렌을 울린다. 과거에는 이런 사이렌이 목숨을 부지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살아난 사람을 위협하고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 것이다.

책에서는 생존자의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이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했는지 분석한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뇌가 다시 괴로운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도록 쉬지 않고 활동하며, 집중할 수 있는 일-특히 타인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이 효과적이다를 계획해 꾸준히 실행하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살아남은 사람들은 힘든 기억 위에 새로운 기억을 효과적으로 덧쓸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은 찾아온다. 비록 책 속의 사건들처럼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잊기 어려운 사건들은 마음에 흉터를 남긴다. ‘트라우마여, 안녕'은 우리가 힘든 일을 넘겼을 때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갈 방법을 알려주며 삶이란 달리기를 완주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많은 사람은 자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견뎌내며 어떻게든 살아간다. 당신이 힘든 길에 서 있을 때, 이 책을 읽는다면 희망을 찾고 다시 일어서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