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 홍순철

지난 6월 복대2동 주민자치월례회의에 테이블에는 주민자치위원들을 위해 늘상 준비해두었던 생수와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가 놓였다. 5월에 있었던 행사를 리뷰하며 그 성과와 아쉬웠던 점을 토론하며 보완하고자 했던 점 중 눈에 띄게 많이 지적된 부분이 일회용품 줄이기에 관함이었다. 경로잔치와 복지기금 마련행사에서도 국물 한두번 떠먹고자 일회용 플라스틱 숟가락을 사용하고 물 한모금 마시기 위해 버려진 종이컵에 대한 낭비와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생각보다 심각하게 실감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필자는 들고 다닐 수 있는 텀블러를 마련하여 차에서나 직장에서도 텀블러에 물을 담아 마시고 있다. 일회용품을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을 나부터 실천해보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처음에는 텀블러를 일일이 가지고 다녀야 하는 일이 번거롭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하루에 한 개의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용품을 사용하지 않은 날에는 뿌듯하고 개운한 느낌이 들더니 자연스럽게 좋은 습관으로 이어져 전혀 불편하지 않게 생각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척이나 기분 좋은 일이었다.

카페에 갈 일이 생기면 내 작은 텀블러를 건네주며 플라스틱 빨대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한다. 배달 음식은 가능한 시키지 않지만 시킬 일이 생기더라도 일회용 수저는 빼도록 양해를 구한다. 불편하지만 뿌듯해 시작했던 일들이 이제는 아무 불편함 없이 기꺼운 마음으로 실천되고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동참하기를 바란다. 플라스틱의 편리함으로 길들여진 세상에서 이제는 플라스틱을 배제한 불편한 삶을 감수해야 하는 시기에 도래했음을 모두가 깨달았으면 한다.

중국에서 버려진 쓰레기가 망망대해에 플라스틱 섬을 만들고 우리나라 해안가로 밀려와 산처럼 쌓여 바다의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다. 죽은 고래의 배속에 7Kg의 플라스틱이 배출된 동영상을 보면 그 충격적인 현실을 맞닥뜨리게 된다. 바다거북의 코에 박힌 플라스틱 빨대만으로도 그 유해성에 경악을 하게 된다. 플라스틱 빨대와 각종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봉지는 지구에 독과 같은 존재이다.

그동안 복대2동 위원회는 일회용품 안쓰기 등의 안내 책자를 배포하고 리싸이클링 캠페인을 벌여 쓸 수 있는 물건들을 나누어 쓰고 바꾸어 쓰는 등 재활용에 힘을 써왔다. 에너지 절약과 우유팩을 모아 쓰레기 분리수거에 앞장서고 비닐봉지 줄이기와 하천 쓰레기 줍기 등을 통해 동네 주민들 스스로 환경보호에 동참하게끔 하였다.

환경 보호라는 게 어느 누군가 영웅처럼 한순간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깨우치고 느껴서 작은 것 하나부터 실천해야 진정한 환경보호가 가능해진다. 오늘날 환경오염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놓였는지 누구나 알면서도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을 대단하고 어려운 일로 생각하는 게 문제이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물건이나 습관을 작은 것 하나부터 고쳐 나간가면 그 행동 하나하나 모여 지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자손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 고심을 한다. 진정 위대한 유산이란 나만 편리하면 된다는 이기심을 버리고 깨끗하고 살기 좋은 지구의 생태계와 공생하고자 하는 정신의 아닐까.

청주시 주민자치협의회장 홍순철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