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충청매일]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한다. 아내는 밥을 먹이려고 손녀와 싸움을 한다. 먹이려는 할머니와 먹지 않으려는 손녀의 전쟁이다. 다행히 입에 맞는 반찬을 올려주면 받아먹는데 그렇지 않으면 입에 물었다가도 뱉어버린다.

밥은 먹지 않고 과자만 먹으려하니 걱정이다. 달콤함의 끝은 치과행이다. 그런 어려운 과정을 겪으며 성장한 아이가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한다. 가고 싶은 곳은 많으나 오라는 곳은 없다. 학교 다닐 적에 입에 맞는 과목만 공부하였으니 성적이 뒤 처진다. 공부도 편식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은 대기업이나 공무원시험에 응시한다. 직업에 대한 편식이다.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허덕이는데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몇 번 도전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목표를 낮춰지원하여야 하는데 끈질기게 도전한다. 입맛에 맞지 않는 반찬에도 젓가락이 갔으면 좋겠는데 계속 고집한다.

학교 공부할 때 어느 학생은 영어와 수학을 싫어하고 또 다른 학생은 국어와 과학을 싫어한다. 자기가 싫어하는 과목은 제처 놓고 좋아하는 과목 위주로 공부하게 된다. 영야 불균형이 온다.

취업 준비는 밥상이다. 여러 종류의 반찬으로 차려져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 이와 같이 다양한 직종의 일자리를 생각하고 언제 어느 곳이든 응시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야 한다. 가려먹는 습관을 버리고 반찬을 고르게 섭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겠다.

직장 생활이나 농사일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작물만 고집하면 가격 폭락, 병충해 등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편식하지 말고 고루 재배하면 한쪽이 망해도 다른 한쪽에서 만회할 수 있다.그래야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농작물을 기르는데도 퇴비, 비료, 물 등 고른 배합으로 재배해야 건강하고 맛좋은 과일과 채소를 생산하게 된다.

나는 그동안 살아온 인생에 지나친 편식은 없었는지 돌아본다. 가족, 친척, 친구 등 만나며 살아온 사람들과 서로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왔는지 편애하며 편식하진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지금의 나는 건강상태가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젊은 시절 인생을 편식하고 살아온 결과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편식하는 습관을 버리고 살아가는 과정에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편애하지 않고 골고루 함께 위하며 살아간다면 앞으로 남은 인생길 활짝 피우며 살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것저것 골고루 섭취하며 살아온 사람은 삶이 건강하다. 그러나 달콤함만 즐겨온 사람은 각종 질환에 시달리며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편식하며 살아온 아이는 나이가 들어 직장을 다닐 때나 살아온 삶에서도 편식을 하여 결국 인생 자체가 허약해진다. 고른 식습관, 고른 운동, 고른 일자리를 통해 인생을 건강하게 즐겁게 살아야 하겠다.

손녀와 할머니의 식사 전쟁은 언제쯤 끝나려는지 궁금하다. 베란다 화분에도 물만 주지 말고 비료와 퇴비도 함께 주어야겠다. 편식을 시켰더니 잎이 누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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