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
청주시 현도면 부면장

 

[충청매일] “여보시오 농부님네 이내 말쌈 들어보오”로 시작하는 현도면 두레농요는 들 나가기, 모찌기, 모심기, 점심참, 물 품기, 초듭 메기, 물 까불기, 논두렁 밟기, 이듭메기, 종달호, 심명풀이, 들 나오기로 구성돼 있다.

사설은 주로 농번기의 자연적 현상을 뒷소리로 하며 삶의 애환을 담고 있는데 효친 사상과 풍자 해학의 요소를 내포해 농사 신명을 돋워주고 피로를 덜어주며 인간 상호 간의 우애와 결속을 다지는 역할을 해줘 농사의 능률을 극대화하는 주요한 요소로 전승돼왔다.

현도 면민은 1994년 현도 두레농요 보존회를 조직해 현도면 전역에 걸쳐 두레소리 발굴·재현하는 사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고도의 산업화 속에 사라져가는 민속 문화를 계승해 조상의 얼을 되살리고 이를 후손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노력이라 말할 수 있다.

현도면 두레농요의 소리는 연습해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그들 평생의 인생이 담긴 소리로, 이들의 소리는 젊은이들이 연습한다고 해서 낼 수 있는 소리가 아니다.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소중한 우리들의 소리인 것이다.

그러나 두레농요는 2008년 한국 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화려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대 선소리꾼(고 오영수)의 사망과 기존 회원의 고령화 등 여러 가지 현실적인 여건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는 조상의 문화를 물려받아 미래를 설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훌륭한 민속 문화가 사장돼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를 계승·발전시켜야 비로소 세계화가 된다. 이것이 한류다. 이는 또한 어마어마한 부가가치를 지니게 돼 정신적 뿐만 아니라 물질적으로도 세계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강력한 힘을 지닌 것이 문화인 것이다. 이러한 현도의 훌륭한 두레 농요가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우리 모두 적극 노력해야 한다.

첫째, 현도 면민들은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후계자 발굴과 양성에 힘을 써야 한다. 두레농요 보존회의 기존 유지 체제를 자체 점검해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청주시의 적극적인 지원 및 홍보가 필요하다. 현재 시는 현도면 두레농요에 연 800만원을 지원하고 있고 보존회는 청원생명축제장과 현도중학교에서 연 2회 공연을 한다. 시 각종 행사에서 공연을 할 수 있도록 공연 횟수를 늘려 청주시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시민들도 관람할 수 있게 해 현도 두레농요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야 한다.

셋째, 학생들에게도 질 높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여줘 민족의 자긍심을 갖고 보다 더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이것이 우리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의무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에 방문해 찾아가는 공연도 더불어 이뤄져야 한다.

문화는 우리 삶의 원동력이다. 이제는 소중한 것이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우리 모두 힘을 합해 계승해야 할 때다. 그러므로 현도면 두레농요의 계승·발전에 우리 모두 동참해야 한다. “현도면 두레농요, 얼쑤!”하는 흥겨운 추임새가 현도면 들녘에서 울려 퍼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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