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청주오송도서관 사서

얼마 전 ‘SKY캐슬’이라는 드라마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관심에서, 자녀들은 마치 거울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해주는 것과 같은 희열감과 해방감에서 많이 보았던 드라마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의 주요 소재인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고 ‘자녀교육은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한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과정 속에 삶의 주체자로서 무엇을 추구하면서 살아가야하는지’, ‘살아가면서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한 가치판단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의문들이었다.

오래전에 보았던 책을 다시 꺼내 보았다. ‘하버드 인생특강’. 2013년 당시 출간됐을 때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책을 다시 꺼낸 이유는 하버드라는 세계최고의 대학에서 강의하는 석학자들이 세상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이야기하는지를 다시 듣고 싶었고, 적어도 동시대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그 이야기들을 공감해 보고 싶어서였다.

이 책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는 석학 10명이 인생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으로 특히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마이클 샌델’,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머튼’, 미국의 저명한 교육자이자 사상가로서 하버드 대학의 총장이었던 ‘데릭 복’ 등이 현대인들이 궁금해 하는 인생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격언이 동양에 있듯이, ‘마이클 센델’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한 사람이 처한 상황은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인생을 바라보고 이끌어 나가는 방법은 마음가짐에서 비롯되며, 그 마음가짐이 생각을 낳고, 생각은 행동을, 행동은 습관을, 습관은 성격을, 성격은 인생을 좌우한다고 단언한다. 세상일이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범인들도 쉽게 이야기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로버트 머튼’은 폭넓고 다양한 인간관계가 아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인간관계를 파악하고 그 관계의 수준을 높일 것을 강조한다. 그 방법으로 ‘감정투자’라는 개념을 설명하는데, 물질적인 것과 양적인 시간투자가 인간관계의 전부가 아니며 소중한 인맥에 대한 이해, 지지가 중요하며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인간관계는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Give and Take’ 식의 계량화하고, 단순한 거래로만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 인정, 신뢰가 인간관계의 기본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인간관계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앤서니 사이치’가 ‘경쟁’에 대해, ‘마사 슈워츠’가 ‘자신감’을, ‘일레인 케이마크’가 ‘즐거움’을, ‘로자베스 모스 칸터’가 ‘습관’을, ‘라마 알렉산더’가 ‘일’을, ‘데릭 복’이 ‘실패’를, ‘닐 루덴스타인’이 ‘성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고, 그 하나하나가 인생을 다시 생각해 보고 도움이 되는 것들이지만, ‘하비 맨스필드’가 이야기한 ‘사랑’을 읽을 때 더 깊은 울림이 있다.

인생을 살아가려면 매 순간 행복을 얻어야 하고 사랑의 빛 아래서 행복을 얻을 수 있고, 그래야 삶이 풍요로워진다는 가장 단순한 공식 같은 말이 왜 이렇게도 어려울까? 인생의 가장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직장 동료, 가족, 자기 자신. 인생을 살아가면서 더 행복하게 살고 싶고 더 성공한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마음에 사랑의 씨앗을 얼마만큼 뿌리고 살아가는 지, 얼마만큼 그 열매들을 거두고 살아가는지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을 읽는 분들은 각 석학들이 이야기한 각각의 주제에 대해 개인적인 관심과 공감을 하겠지만, 10개의 주제가 어울려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바로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할 시간을 얻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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