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석
한국교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충청매일] 음식에 대한 정보는 이미 1980년부터 신문 및 방송 등과 같은 언론매체를 통해 기사화 되고 있지만, 음식이나 맛집을 정기적,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시기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라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요리와 음식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사이트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시점과 비슷하다

특히, 케이블 채널의 등장으로 공중파 방송에만 의존하던 시대보다 장르와 포맷의 다양성을 가져오게 되었다. 한국 TV에서 음식 프로그램의 시대별 변천사를 살펴보면, 첫째, 1981∼1993년 요리 전문가가 시청자에게 요리법을 알려주는 정통 요리 프로그램이 시작이었다. 둘째, 1991년 서울방송 개국과 인터넷 상용화 및 확산으로 인해 요리프로그램의 오락화와 음식과 맛집, 요리정보를 공유하는 형태로 흐름의 변화가 이뤄진다. 셋째, 2000년대 들어서면서 현재의 O’live TV 개국과 위성방송 및 케이블 신규 채널이 등장하면서 사회문화적으로 ‘웰빙’ 열풍과 함께 ‘맛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넷째,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싸이월드, 블로그, 유투브 등 인터넷 문화의 변화로 ‘얼짱, 몸짱’ 문화와 함께 다이어트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심화됨과 동시에 온라인상에서의 맛집 정보, 요리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보편화 및 일상화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지상파 방송에서도 맛 집 탐방 및 여행 음식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성행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다섯째, 2008년 ‘아프리카 TV’ 스스로 BJ가 돼 방송을 기획, 편집해 주제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다양한 포맷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인터넷 방송이 시작되었으며, 이에 대한 영향으로 인해 2010년에는 지상파, 케이블 방송과 같은 기존 방송 매체들의 포맷도 큰 변화를 갖게 되었다. 여섯째, 2012년에는 맛집 탐방, 음식 여행 프로그램에 대한 포맷의 본격적인 다변화가 이뤄졌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포맷을 적용해 대결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셰프 발굴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마지막으로, 2014년 후반부터 다양한 방송 매체에 의해 영향을 받은 소비자의 다양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먹방(먹는 방송)과 쿡방(요리하는 방송)으로 구분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디어의 발달로 입소문을 통해 소수 사이에서 전해지던 맛집은 다수의 사람들에게도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생활정보 프로그램에서 한 코너를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맛집 소개 프로그램은 하나의 독립된 프로그램으로까지 성장해 왔다.

먹방 집착형 예능 프로그램의 유행은 한국의 유일한 현상은 아니다. 이에 해외언론 CNN은 ‘한국의 먹방이 왜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가’를 취재 보도하며,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식사법’이라고 소개하며 이런 트렌드가 세계인에게 먹혀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2014년 3월, 한국 먹방 열풍의 원인으로 독신가구의 증가를 꼽았는데, 한국은 전통적으로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가족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먹방을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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