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희망
담대한 희망
  • 충청매일
  • 승인 2019.02.2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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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구 오창읍 산단관리과장

 

우리 한민족은 역사적으로 고조선까지는 여러 나라가 모인 연방 국가에 속해 있었으며 그 뒤로는 단일 국가였거나 혹은 하나의 국가가 되기 위한 연단의 시대였다. 5000년 역사를 힘차게 헤쳐 왔으되 지난 20세기 초 국력이 쇠약해진 조선왕조(대한제국)는 불운하게도 제국주의의 제물이 되고, 그 뒤엔 강대국에 의해 분단되는 아픔을 겪는다. 겨레의 일부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지로 흩어지고 나라는 남북으로 갈렸다. 타의에 의해 허리가 잘린 한반도는 근래 다행스럽게, 통일이라는 담대한 희망을 품고 교류와 협력의 물꼬를 넓히려 노력 중이다. 이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우리 겨레는 근현대사의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크고 작고를 떠나 때가 있는 법이니, 지금이 바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향해 나갈 적기로 보인다. 우선, 3대 째 독재정치를 해온 북한의 현 젊은 통치자는 집권 이후 예상과 달리 자국 내에서 군림하고 있다. 정국이 비교적 안정된 남한의 권력층은 방법론을 달리해도 통일이라는 목표를 공유한다.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대화를 지지하고 이를 위해 나름 노력 중이다. 특히 미국의 행보는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남북한 모두에게 공동의 이익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달리 만약에, 현재 북한의 지도자가 권력 기반이 흔들리는 처지에 놓여 있다면 어떨까. 국제 외교에 크게 신경 쓸 수 없거나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일 남한에서 민주화 투쟁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북한 당국과 마주하기 힘들 것이다. 또한 혈맹인 미국이 북한과 협상이 아니라 전쟁을 벌이려 한다면 남한이 평화를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작금의 국제적 상황은 드물게 전방위적으로 아국에 우호적이다.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언제 또다시 기회가 올지 알 수 없다.

차제에, 우리나라 신민들이 각자도생을 추구하는 분열의 무대에서 내려와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고 뜻을 하나로 모아, 서로 상생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서길 바라고 원한다. 남북이 협력할 분야 가운데 경제가 중시되고 있으나 그 밖에도 함께 할 일이 무척이나 많아 보인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공동으로 국어를 비롯한 각종 사전을 편찬하고 다양한 문화를 교류하며 보관 중인 사료(史料)를 교환한다. 헐벗은 산에 적합한 나무를 심고 우수한 작물용 씨앗을 서로 나눈다. 4차 산업혁명,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공통의 관심사를 같이 연구하고 인도적 차원에서 우유와 계란 같은 잉여 농산물을 북한 주민에게 지원한다. 이산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 만남을 주선하며 서신을 주고받는다. 기타 등등. 이 가운데 헤어진 가족의 70년 묵은 한은 지금이 아니면 풀 기회를 영영 놓칠 게 거의 확실하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남북한이 서로 손잡고 주변국과 협력하며, 끊어진 허리를 잇고 마음을 나누는 일들을 펼쳐보자. 이러한 중차대한 일에 지자체도 예외가 될 수 없으니 북한 내 걸맞은 지역을 찾아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합의된 사항을 행동에 옮김이 마땅할 것이다.

통일이라는 담대한 희망이 단지 겨레의 희망으로 끝나지 않고 끝내 이 한 땅에서 이뤄지리라. 혹여 누구건 지금과 같은 호기에 한반도 비핵화나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한 발걸음을 경시하거나 폄하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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