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정보원 원장

[충청매일 충청매일] 우리나라의 지방정부들은 그동안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제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렇지만 세계 제조업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제조업 중심의 지역경제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즉,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생산, 투자, 고용이 동시에 저조한 제조업의 위기가 지역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제조업 기반 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역차원에서의 노력으로 지역의 문화콘텐츠 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역관광을 활성화시키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에서 축제행사를 기획하고, 지역 관광지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추진함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성격의 축제가 많이 있으며, 지역의 고유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등 여행객에게 흥미를 이끌어내는 것이 부족하였다.

지난해 발표된 ‘문화비전 2030’에서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의 3대 가치를 통해 지역문화의 예술 발전을 위한 문화자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자치는 지역에서 문화예술 공간, 관광시설을 조성하는 것으로 지역의 자산을 활용해 지역의 문화를 보여주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의 교류인구를 증가시켜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대구의 김광석 거리는 350m 남짓되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2018년에 159만명이 방문하고, 여수의 경우 ‘여수밤바다’라는 노래가 히트되면서 연평균 방문객이 2배 이상 증가한 1천500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이처럼 관광객을 지역에 유치해 소비가 일어나게 함으로써 지역의 산업과 경제가 활성화되고, 지역을 새로운 브랜드로 거듭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의 힘은 지역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과 문화정체성을 통해 지역을 자원화하는 것으로 기존의 유명한 관광지인 서울, 제주, 강원 외에도 그 지역의 고유문화와 다양성을 입혀 매력적인 지역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역발전의 해외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지역의 랜드마크를 만드는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 방식이 아닌 지역 주민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공공 공간, 지역자산의 활용과 조화로운 개발, 질적 성장을 위한 고품격화 등의 새로운 가치를 중시하는 패러다임 변화가 주요했다고 볼 수 있다.

벨기에 브뤼셀의 60cm인 ‘오줌싸개 동상’을 보기 위해 매년 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을 하고, 핀란드의 산타마을은 한해 평균 50만 명이 방문해 연간 5조원의 수입이 발생하는 등 지역만의 문화콘텐츠를 바탕으로 지역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만드는 지역의 랜드마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역이 가지고 있는 시설물이나 상징에 문화를 입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사례이다.

이제 지역은 달라져야 한다. 그동안은 좋은 제조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경쟁하는 체제였다면, 앞으로는 옛 청주 연초제초창이나 흥덕사지, 그리고 직지 같은 유무형의 지역색을 가진 문화콘텐츠에 새롭고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기 위한 스토리를 입혀 관광객이 지역으로 몰려들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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