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김치는 우리나라 대표적 음식으로서 비타민을 비롯한 영양분이 풍부하여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찾는 국민양식이다. 김치에는 항암 및 항산화 작용이 있고 면역력 향상, 소화촉진, 다이어트, 노화억제 등 인체에 탁월한 효능이 있어 건강식품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김치의 효능은 나라밖 해외로도 널리 알려지면서 세계적 웰빙식품으로 인정받아 지구촌 곳곳에서 사랑받고 있는 자랑스런 문화유산이다. 지난 시절 농촌에선 가을에 곡식을 수확하고 난 후에 초가지붕에 이엉을 잇고 이웃끼리 김장을 담그곤 했는데 한해의 마지막 정겨운 행사였다.

딸 아이가 결혼 한지 3년 되었는데 신통하게도 벌써 아들, 딸을 낳아 잘 기르고 있어 가정에 웃음과 행복을 주고 있다. 손자, 손녀를 빨리 보게 돼 기쁘고 반갑긴 했는데 아이들 터울이 짧다보니 육아문제가 고민이 됐었다. 이를 빨리 파악한 사돈네가 바로 딸네집 근처로 이사를 해서 육아를 돕고 있어 딸 가진 부모로서 고맙고 감사한 마음 금 할길 없다.

얼마 전 아내가 올해는 딸네 김장을 해서 보낸다고 하기에 김장은 지역마다 맛과 방식도 다르고 직장 일에 바쁜 것도 있지만 음식 솜씨 또한 내세울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그건 아니라고 했다.

전에는 우리 김장도 형수님들이 와서 담가주곤 했었다. 그렇지만 아내는 이번엔 확고했다. 속으로 딸에 대한 엄마의 모성애라 생각하고 지켜보기로 했다.

몇일 전부터 절임배추를 주문하고 이것저것 양념준비를 하더니만 담는 것은 직장 단골 고객 몇이 담가주기로 했단다. 당신 실력으로 하는 게 아니고 지인들 손을 빌려서 담가 보낼 요량이라는 걸 알아챘다. 수고비를 주는 거냐 하니까 아니고 그냥 도와주는 거라고 하기에 요즘 세상 고마운 분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김장 담그는날 오후 밖에 나와 있는 필자보고 집에 빨리 가보라고 한다. 자기는 직장에서 조금 늦는데 그분들께서 벌써 와서 현관문 앞에서 기다린다고 한다. 부랴부랴 서둘러 갔더니만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다리도 불편해 보이는데 장시간 기다렸다고 하니 몸둘바를 몰랐다. 문을 열고 들어가 배추가 어딧냐고 하기에 이리저리 찾다 아내에게 전화를 하니 오늘 오기로 했는데 아직 안 왔냐고 되묻는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는 사이 아내가 도착했고 이웃에 사는 형수님도 왔는데 배추는 아직 도착하지 않아 모두 안절부절 했다. 이미 늦은 거 이런저런 이야기 하며 기다리던 중 늦은 시간 벨이 울려 나가보니 택배 기사였다. 천만다행이었다. 갑자기 주문이 많아 늦었다고 하기에 배달과정을 잘 아는 터라 고생 많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며 배웅했다.

이런 우여곡절 과정을 거치며 사돈네에 김장을 보내자 곧바로 전화가 왔다. 지금까지 맛본 김치중 최고라는 찬사에 사돈지간에 훈훈한 정을 나눴다.

사돈간에는 어렵다면 어렵게도 볼 수 있지만 자기 귀한 아들딸들의 배우자를 낳아 길러주신 부모로서 이 세상 둘도 없는 고마운 사람이라 생각하면 누구보다 가장 가까운 사이다. 사람사이의 인간관계는 서로 하기 나름이란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김장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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