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올가을 단풍은 어느 해 못지않은 자태를 보였다. 그 찬란한 단풍이 낙엽도 되기 전에 지난 주말 비바람에 떨어졌다. 나무는 겨울을 나고 새봄을 맞이하기 위해서 붉은색이 있는 잎까지 떼어내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보인다. 자연은 하루 사이에 모든 것을 바꾼다. 자연이 생존을 위해서 수만 년 학습으로 만들어진 교훈은 변화에 대응하여 기존의 것과 단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와 달리 21세기 디지털 사회에서는 하루 사이에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 위 디스크의 양진호 왕국은 돈을 배경으로 다시 살아나겠지만, 하룻밤 사이에 왕국이 사라졌다. 단절의 시대에 단절하지 않고 변화하지 않고 21세기를 살았기 때문이다. 21세기에는 이와 같은 형태의 변화와 단절이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난다.

석학 피터 드러커는 이미 50년 전에 이러한 모습을 예견하고 ‘단절의 시대’를 썼다. 그는 단절의 시대에 필요한 것으로 변화를 앞당겨 추진할 수 있는 능력, 즉 혁신 능력을 주장하고 있다. 비생산적인 것과 진부한 것을 의도적이고 체계적으로 폐기하지 못하는 조직이나 지금까지 하던 일을 무작정 열심히 하는 타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조직은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에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유발 하라리(Yuval Harari)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제언의 하나로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그 교육의 핵심은 ‘변화만이 유일한 상수이다’라고 한다.

많은 학자가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교육은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4C’, 즉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의사소통(communication), 협력(collaboration), 창의성(creativity)이 핵심이 될 것을 요구한다. 하라리는 새로운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처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며, 낯선 상황에서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은 아직도 21세기 기술로 20세기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융합과 다전공을 주장하지만, 융합과 다전공 교수는 없다. 변화를 요구하면서 제도와 행동은 점증적 변화를 명분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자신은 변화하지 않으면서 학생들만 변하라고 한다. 지금 우리 교육은 비판적 사고를 중단시키고, 소통하지 않으며, 협력 없이도 학점을 주고, 창의성을 죽이고 있다. 그러면서 변화하지 못하는 것을 교육부, 법, 교육 관료의 탓이라고 하면서 변화를 싫어하고 변호 자체까지도 반대하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는 변화 속도도 빨라야 한다. 빠른 변화를 위해서는 변화의 짐을 가볍게 하여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변화의 짐을 무겁게 하는 변화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변화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의식이 너무 많다. 21세기 단절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단절해야 할 것을 올바로 알고 단절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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