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지난주 월요일에는 일주일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로또 복권 한 장을 샀다. 오랜만에 산 복권이지만, 일등이 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일주일을 지냈다. 혹시나 하면서 꿈을 믿고 우연을 생각하면서 복권을 샀지만, 결과는 역시 아니었다.

우연이란 아무런 인과 관계없이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사에서 이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에 대하여 긍정하는 사람과 부정하는 사람이 있다. 영국의 작가 월풀은 ‘세렌디프의 세 왕자’라는 동화책을 바탕으로 세렌디피티(serendi pity)란 법칙을 이야기하고 있다.

동화는 세렌디프의 세 왕자가 귀중한 보물을 찾아 길을 떠나지만, 보물은 찾지 못하고 대신 우연하게 인생을 훌륭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얻는다는 내용의 이야기다. 2001년 개봉한 미국영화 영화 세렌디피티는 우연에 의한 남녀 재회를 소재로 하고 있다.

한편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서는 “본래 우연이란 없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간절히 소망했던 사람이 그것을 발견했다면 그것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소망과 필연이 가져온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새로운 발견, 새로운 이론이 나오는 과정에서 이 우연이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노벨의 다이너마이트 발견,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 뉴톤의 만유인력 법칙, 에디슨의 발명은 우연한 아이디어와 영감의 산물처럼 이야기한다. 그러나 에디슨이 이야기하는 1%의 영감도 우연이 아니라 99%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70~80년대 행정 고시, 사법 고시를 공부하던 사람들에게 회자한 이야기 가운데 2차 시험 보기 전날 꿈속에서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문제를 알려주어서 합격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말을 하고 고시에 합격한 사람을 보면 한 두달 공부하고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없다. 우연이 노력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노력이 없이는 우연이 가져오는 결과를 가질 수는 없다.

일 년에 한 번 복권을 사는 사람보다 매주 복권을 사는 사람이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높다. 우리가 우연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준비된 우연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우연도 준비하고 소망하는 사람에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사람도 그러하고 사회체제도 마찬가지로 이 우연이라고 하는 것을 그냥 우연이라고 내버려두지 않고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사건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때로는 인과관계를 밝혀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가 발전된 사회이다. 저 발전되고 부패한 사회에서는 많은 의도적인 것을 우연으로 치부하여 정당화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정에서 친인척이 채용된 것을 우연이라고 강조한다. 우연을 가장한 사기와 숨기기가 판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것은 무엇인가. 특히 안전, 사건, 사고를 우연이라고 내버려둔다면 사건 사고는 끊이질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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