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얼마 전 부서에 조직개편이 있어 책상을 옮길 일이 있었다. 직원들 모두가 짐을 싸서 옮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한 팀장님이 컴퓨터만 있고 물건이 비워진 책상을 보고 이 상태로 쭉 지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다들 적은 양의 물건, 넓은 공간을 선호하지만 실제로 물건 양을 줄이고 그 상태를 유지하는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 소개하는 도서 <가장 단순한 것의 힘>의 저자 탁진현은 우연한 기회에 베란다의 짐을 정리해 텅 빈 베란다를 본 순간의 느낌과 감정을 잊을 수 없어 정리와 작가의 미니멀워크 실천을 통해 인생이 바뀌고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베란다 비움을 시작으로 집안의 물건 비우기, 출근가방 부피 줄이기, 책상정리하기 등이 더 나아가 일, 소비, 인맥, 걱정까지도 덜어졌고 그러면서 삶의 여유와 잃어버린 행복을 되찾았고, 사람 스트레스와 돈 걱정이 줄었다고 한다. 또한, 늘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던 작가는 그 과정을 거치며 가치를 느끼는 일을 찾고 현재에 집중하게 되었고,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내자 가장 원하던 소중한 삶이 채워졌다고 한다.

기존 미니멀라이프의 책들이 집안의 짐, 개인생활 등을 정리하는 내용이었다면, 이 책은 부제 ‘인생을 바꾸는 미니멀워크’ 에서 알 수 있듯이, 불필요한 일들을 정리하고 줄여 꼭 필요한 가치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취지로 실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알려주고 있다. 책속 챕터마다 끝부분에 해당 챕터의 내용을 축약한 실천 팁을 넣어놓아 이것만 체크해서 실천에 옮겨도 미니멀워크에 큰 도움이 되고 생활이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미니멀워크에도 단호함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집안을 정리할 때도 버리는 게 아까워 단호하게 정리를 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직장 동료, 상사와 맞물려 있는 일의 부분에서 단호하게 일을 쳐내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일의 자유는 남이 아닌 나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불필요한 것을 명확하게 구분해서 받아들이는 단호함이 필요하고, 그래야 일의 여유가 생기고 여유를 즐길 자유가 얻어진다고 했다.

 

저자는 “일이 버겁거나 정체되었다고 느낄 때, 삶의 난관에 부딪혔거나 길을 잃었을 때, 미니멀워크는 의미 있는 성장의 문을 여는 안내자가 되어줄 것이다.” 라며 미니멀워크를 추천하고 있다. 지금 내 일이 너무 좋고, 일을 하면서도 나를 돌볼 정도로 여유롭게 살고 있다면 필요 없겠지만 저자가 얘기한 상황의 사람들에게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또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미니멀라이프가 단순하게 물건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정리를 통해 바뀐 공간, 여유로운 환경 등으로 삶이 변하고 내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위로를 받는 특별한 경험을 하여 나 스스로의 변화가 가족, 사회가 모두 행복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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