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경영학과

중견기업체 대표가 전화를 해 왔다.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미래 전망, 자신이 구상하는 사업아이디어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는 신문 정기구독 서비스처럼,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약속한 장소와 시간에 필요한 만큼 배송을 받아 제품이나 서비스를 활용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구독’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인간의 욕구와 관련된 패러다임의 변천과 관련이 있다. 인간 욕구는 끊임없이 변화하여 왔다. ‘소유’에서 ‘공유’에 관심을 갖더니 ‘구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구독자의 지속적인 증가원인은 경제주체인 기업들의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개발과 개인들의 욕구변화에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구독 서비스를 자주 볼 수 있다. 신문배달, 우유배달, 아침식사, 면도날, 칫솔모, 속옷 등 다양하다. 요즘은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에 맞춰 취미, 음식, 장난감, 교육 도구, 책, 가구 등을 고객 맞춤 서비스도 한창이다.

미국에서 성공적인 구독경제 표본으로 인정받고 있는 넷플릭스에 이어, 자동차 포르쉐는 매달 220만원을 내면 8가지 고급 차종을 원하는 때마다 골라 탈 수 있는 ‘포르쉐 패스포트’를 작년 말 선보였다. 캐딜락과 BMW, 벤츠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대자동차도 미국에서 월 279달러(약 30만원)에 원하는 차를 선택하는 ‘현대 플러스’를 시작했다. 달러셰이브클럽은 고객들로부터 월정액을 받고 매달 면도날 4~5개를 배송한다. 창업 5년 만에 회원 무려 320만여명 이상이다. 국내 한 소셜커머스업체는 월 2만9천900원에 1천990원짜리 아메리카노 커피를 원없이 마실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의 분석을 활용해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구독경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점검해야 할 사항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구독경제서비스를 시작하는 기업들은 사업초기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에만 의지하면 되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그러나 사업이라는 자체가 만만치 않은 법 까다로운 고객의 요구를 개별적으로 맞춰주지 못하면 사업을 접게 되는 것이 구독경제 비즈니스다. 기업들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체가 개성이 서로 다른 사람들인 만큼 데이터 뿐만 아니라 인간의 미묘한 감정선과 정서적인 부분까지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기업들은 데이터에서 증류된 정보나 지식만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데이터 분석은 특성상 평균에 위치한 정보를 줄 수 있어 자칫 동일한 패턴의 서비스만을 제공할 수 있어 고객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

소유를 넘어 접속해 이용하는 시대를 맞이해  개인은 제한된 자원과 비용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고객의 미세한 욕구를 간파하고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지 진지한 고민이 비즈니스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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