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충북예술고 교사

청년실업 문제는 1997년 외환위기와 IMF 구제금융 이후 우리에게 아주 낯익은 뉴스거리가 됐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점차 심각해지는 중임을, 그 후로 자꾸 나오는 뉴스에서도 재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왜 어느 시대에나 있던 청년 실업이 외환위기 이후 자꾸 더 큰 문제로 부각되는 것일까요? 두 가지일 것입니다. 하나는 단순히 청년들의 실업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라는 점과 그것이 우리나라 경제 구조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구조가 그렇게 됐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것이라면 그 구조를 알아야 하고, 그 다음에 구조를 풀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루 밥먹고 자고 하는 사람들로서는 그 구조를 들여다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뉴스나 신문기사는 그에 대한 진실을 잘 보여주지 않습니다. 코끼리의 일부분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코끼리 전체를 볼 수 없습니다. 그런 안목이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그러잖아도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이 떠나지를 않았는데, 마침 그런 궁금증을 해소할 만한 책이 나와서 소개합니다. 이 책은 외환위기 무렵에 태어나서 지금은 20대가 된 청년들의 운명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당연히 그렇게 된 이전 세대의 환경을 얘기하고, 그것이 그렇게 되어온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세계에 나타난 여러 비슷한 현상들까지 두루 소개해서, 한 부분을 보기 위해 전체의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특히 전세계의 세대별 구분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계층간 세대 간의 의식과 성향의 차이를 엿볼 수 있는 점은, 나 자신을 살펴보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논의의 핵심은 왜 오늘날 한국의 20대에 우리 사회와 경제의 모순이 집중되어 나타나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세계경제의 흐름과 그에 대응하는 한국 사회의 정책이 실패를 하면서 그 모순이 오늘날의 20대 청년들에게 집중되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런 진단을 들여다보는데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한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안다고 해도 정치논리로 가면 지지부진해지는 것이 오늘날 한국정치의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희망이 있다면 이미 있는 자들 중에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자들이 다음 세대가 더 잘 살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주는 것인데, 20대의 절실한 현실을 그들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20대는 고립무원인 셈입니다.

이런 상황은 전세계에 두루 나타나는 것인데, 프랑스에서는 이 세대 스스로 발언을 했습니다. ‘1000유로 세대’라는 소설이 프랑스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킴으로써 이 세대에 대한 담론이 시작됐는데, 우리 나라의 경우는 이 세대가 입을 못 열고 있습니다. 그들을 배려하지 않는 사회와 자신들의 처지를 말하지 않는 당사자들. 도대체 어디서 문제를 풀어가야 할까요? 답답하지만 눈돌릴 수도 없는 현실을 이 책 속에서 맞닥뜨립니다. 책의 제목이 눈에 끌립니다.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의 평균 월급은 약 119만원인데, 전체 임금과 20대의 임금 비율인 74%를 곱하면 88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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