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박사

이제 우리나라 네집 중 한집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어서 어느덧 반려동물 1천만 시대를 맞이했다고 한다. 그만큼 경제적인 여유도 나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들도 많아졌다. 나도 집에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강아지를 키우는데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주기적으로 전염병 예방주사도 맞추고 약도 먹여야 한다. 아프기라도 하면 병원에 데리고 가지만 사람같이 의료보험 적용이 안돼비용도 만만치 않게 비싸다. 영양제도 먹여야 한다. 발톱이 길거나 털이 길면 애견샵에 가서 10여만원의 돈을 들여 미용도 해주어야 한다. 강아지 사료도 4kg짜리가 3만~4만원씩 한다. 간식과 옷도 사주어야 한다. 강아지를 키우는데 들이는 정성이 아이를 하나 키우는 것만큼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강아지에게 들이는 정성만큼 강아지는 우리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준다. 강아지는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 얼마 전 뉴스에서는 사고로 위기에 처한 주인을 구한 강아지의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다.

우리집 강아지도 내가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뛰어와서 반갑다고 꼬리를 치며 엉덩이춤을 춘다. 아침에 일어나면 내 침실로 다가와 나를 보고 꼬리를 흔든다. 쇼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옆에 붙어서 세상편한 모습으로 슬며시 잠을 잔다. 그리고 산책을 가자고 하면 그 말을 어찌 알아듣고 세상을 다 가진 듯 깡충깡충 뛰면서 좋아한다. 출생 4개월 때 우리집에 와서 1년4개월을 같이 살았는데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우리가족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일원이 됐다.

예전에는 집에서 키우는 개를 ‘애완견’ 이라고 많이 불렀다. 하지만 이 말은 개를 가지고 노는 정도로 인식하게 돼 개를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 하찮은 존재소유물로 인식해 막 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애완견보다는 우리들과 평생을 함께한다는 동반자의 의미로 ‘반려견’이라 부르는 것이 올바른 것 같다.

현대인들이 반려동물에 애정을 쏟는 가장 큰 이유는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체온은 사람보다 1~2도가량 높다. 안으면 따뜻할 뿐만 아니라 포근한 털이 있어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을 준다 한다. 실제로 반려동물은 사람의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병원에서 76명의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치료 도우미견과 함께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불안감, 스트레스, 맥박, 혈압 등에서 현저한 개선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안타깝게도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실·유기동물 10만2천593마리 중 여름휴가가 집중되는 6~8월에 전체의 32.3%인 3만2천384마리의 반려동물이 길거리로 버려졌다고 한다. 올해도 많은 반려동물들이 거리로 버려지고 자연사 또는 안락사의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얼마 전 나는 실제로 가족들과 생태공원을 갔다가 주차장 구석에 버려진 유기견을 발견했다. 사료통과 물그릇이 곁에 놓여 있었지만 강아지는 전혀 먹지 않고 개미들이 잔뜩 그릇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 강아지가 그곳에서 얼마나 주인을 기다렸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도 아팠다. 우리 인간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과 사고가 무엇보다도 요구된다. 반려동물은 우리인간들이 평생을 사랑으로 보살펴야 할 또 하나의 소중한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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