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 경영학과

최근에 필자가 가입한 학회에 참가해 그간의 연구결과도 발표하고 좌장을 맡은 적이 있다. 학회가 끝나갈 무렵 중견기업의 대표가 다가와 질문을 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서 기업 내부혁신차원에서 혁신제도를 실행하고 있는데 가시적인 성과도 도출되지 않고 조직 구성원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어 걱정이란다. 중견기업 대표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뒤 다른 세션 장소로 발길을 향할 때 생각난 책이 ‘히트 리프레시(흐름출판)'이다. 이 책의 저자 나델라 CEO는 침체 국면에 있던 마이크로 소프트를 부활시킨 인물이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조직문화를 혁신했으며 현재는 어떠한 일을 진행하고 있는지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경영자라면 참고할 내용이 많다.

2014년 2월 4일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의 뒤를 잇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세 번째 최고경영자(CEO)로 인도 출신 엔지니어 사티아 나델라가 임명되었다. 이 때 많은 사람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언론과 정보기술(IT)업계의 예상을 깬 인사였다. 스티븐 발머가 2013년 8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발표한 뒤 후임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나델라는 자신이 맡은 CEO는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닌 Culture Executive Officer라고 이야기하면서 자신은 조직 문화를 담당하는 큐레이터라고 생각한다. 그는 취임 초기 최고위직 임원 10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주간 미팅에서 의미 있는 실험을 시작한다. 이 자리에는 미식축구팀을 우승시키는 데 기여한 심리학자도 함께 초대해 개개인을 움직이는 동기 부여 요인이 무엇인지 철저히 파악하고,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그룹 상담 시간을 갖도록 한 것이다. 평소 나델라는 최고위직 임원 모두는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고 공유 비전으로 한 팀이 돼야 하며, 회사의 사명과 전략, 문화에 대해 공동 전선을 펼칠 수 있는 일종의 수퍼 히어로 군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회사의 조직문화는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성장 차원에서 매일 매일 혁신활동은 지속돼야 한다고 말한다. 나데라의 조직문화 혁신의 원천은 탁월한 인재가 팀워크로 활동하고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에 있다.

나델라 체제 출범 이후 MS는 ‘모바일 클라우드 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했다. PC와 윈도 그늘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을 접목한 클라우드 분야 최강자로 거듭났다. 죽어가던 MS의 부활이었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 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합 집계한 부문에서 점유율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나델라 취임 이후 약 4년간 주가는 두 배 이상 올랐다.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미래 먹거리로  3대 미래 핵심 사업인 인공지능과 혼합현실, 양자컴퓨팅의 개발을 설정하고 있다.

복잡한 경영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기업들은 자신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완벽한 비전을 갖추고 일이 진전되도록 리더와 종사자들이 굳은 신념과 역량을 발휘할 때 튼튼해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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