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칼럼]일의 포트폴리오
[오늘의 칼럼]일의 포트폴리오
  • 충청매일
  • 승인 2018.04.2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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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석 한국교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정년이 얼마 안남아 있어서 요사이 ‘은퇴’라는 말에 대한 체감 지수는 불안하고 두렵다는 데서 그치지 않고 무섭고 섬뜩하기까지 하다. 은퇴 자체에 대한 반감이 훨씬 더 심해지고 있다. 그 이유를 우리는 알고 있다. 전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는 가장 빠른데, 은퇴 연령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은퇴는 더 빨라지는데, 기대수명은 더 늘어나는 암울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분류가 있겠지만 가장 일반적인 분류법은 금전적인 보상이 있는 일인가, 아닌가로 분류된다. 이런 분류법은 산업혁명 이전에는 없었던 것인데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노동력은 철저하게 금전으로 환산되었다. 초기에는 육체노동으로 만들어 낸 결과물인 생산물의 가치로 임금을 결정했다. 하지만 점차 지식노동자에게도 보이지 않는 지식노동의 가치를 환산해 급여를 지급하게 됐다. 그래서 임금이 있는 활동만을 일로 인정하게 됐다. 어떤 직장에서 얼마의 임금을 받는가가 그의 정체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됐다. 그리고 그 일이 끝나는 은퇴는 그 사람의 정체성을 바꾸는 엄청난 사건이 되어 버린 것이다.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의 저자 찰스 핸디는 본인의 일 포트폴리오를 다음과 같이 구성했다. 1년을 날짜별로 배분해 100일을 공부에 할애하고, 일에 150일을 투입했다. 돈을 벌기 위해 총 250일을 투자했기 때문에 10%인 25일을 자원봉사 일로 넣었다. 나머지 90일은 집안일, 휴일, 여가 등으로 넣었다. 그리고 절대로 어기지 않았다. 일거리가 아무리 많더라도 절대로 일하는 시간을 늘려 수입을 키우지 않았다.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짠 이유는 인생의 이점인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포트폴리오는 투자법 중에서 분산투자의 이점을 주장한 마코비츠의 이론이다. 흔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처럼 투자할 때 특정 종목에 ‘몰빵’ 투자를 하지 말고 상관이 없는 종목으로 나누어 투자하라는 것이다. 분산투자는 최고의 수익률을 의도한 투자는 아니다. 위험을 분산함으로써 투자수익에 비례하는 위험의 크기를 줄이는 방식이다.

투자 포트폴리오 종목 편성 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서로 상관성이 떨어지는 종목으로 편성한다는 것이다. 같은 업종이나 같은 지역으로 종목을 편성하면 그 업종이나 지역에 위험이 발생했을 때 분산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투자 포트폴리오 이론을 바탕으로 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고 할 때 수입만을 위한 일뿐만 아니라 그 밖에 다양한 형태의 일을 복합적으로 편성할 필요가 있다. 평생 직업이라면서 한 가지 업종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일들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특히, 미래의 직업은 특정한 한 가지 일을 하는 것보다는 이것저것 몇 가지 직업이나 취미 활동들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더구나, 은퇴 이후의 일들은 더욱 그러하다. 단순하게 수입만을 생각해서 돈을 잘 벌 수 있는 특정 업종에 올인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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