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은 청주오송도서관 사서

 

예전에 혼밥을 한다면 어색하고 혼자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는다는 것을 상상조차 못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혼자서 뭔가를 한다는 것이 점점 더 익숙해져 가는 요즈음이다

스스로의 삶에 집중하고 자유롭게 사유하는 건강한 혼자를 위한 ‘일인분 인문학’. 혼밥, 혼술이라는 단어가 일상용어가 되었을 정도로 이제 우리 사회에서 ‘혼자’라는 개념은 보편화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혼자를 선택하는 사람들을 여러 인문학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우리 자신을 삶을 주인으로 바로 세우려는 또한 타인 속에서 외롭지 않은 ‘나’로 살아가려는 누군가에게 더 관대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혼자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사람들. 그들은 자기 내부에 견고한 공간을 만들어 깊게 사유하고, 스스로를 생각하는 만큼 타인의 경계선을 침범하지 않는다. 글쓴이는 이처럼 내가 정한 단위로, 내가 정한 속도로, 내가 원하고 있는 방식과 라이프 스타일대로 시간을 보내며 나를 돌아보는 ‘혼자’야 말로 가장 괜찮은 삶의 단위라고 제안하고 있다. 동시에 혼자를 택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넘어, 그들의 능동적 의미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고독의 인문학적 기원을 이야기한다.

‘일인분 인문학’은 총 4개의 부로 구성돼 있으며 각 부마다 4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다. 일인분의 일상, 사랑, 상상,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예술 작가들의 그림과 문학작품들을 언급하면서 인문학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책, 예술, 인문철학, 인문학이 어우러져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사회의 흐름을 자연스레 늘어놓아 앞으로 우리가 어떠한 사회를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크게 고민하게 해준다.

현상을 넘어 심층적 통찰과 만나기 위해 인문학과 사회학을 이야기했고 현실의 생생한 인간과 보다 친근하게 만나기 위해 미술 작품을 매개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책에 몰입한 남자의 눈빛에서 나를 성찰하는 혼자의 모습을 만나게 되고, 홀로 너울거리는 조르바의 춤사위에서 일탈의 맛을 느끼고, 월든의 오두막에서 자아와 독립의 의미를 배우는 등 혼자가 어려운 이들을 위해 인문학 한 그릇을 건네주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돌볼 시간을 갖지 못하며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지금의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도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를 위한 철학적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통해 그 안에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관계와 소통이 매우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혼자’라는 문화트렌드 또한 일종의 사회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이러한 문화가 단지 유행으로 지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철학적 지혜가 필요하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 살고 그 사람들과 끊임없는 소통 안에서 ‘나만의 방’, ‘나와의 깊은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갖아야한다. 어떠한 관계도 자유로움도 그 성찰을 통해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과 ‘혼자’일 수밖에 없는 우리들을 다양하고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스스로의 삶의 주인공이 되려고 하는, 그리고 타인 속에서도 개인으로 살아가려는 능동적인 행위에 대해 관대해져야 할 우리들에게 진정 필요한 이야기이다. 또한 책장을 넘기면서 지금 봄 날씨와 같이 아름다운 색감의 그림과 인문학적 이야기들을 통해 진정한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찾고 싶다면한번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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