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정부는 청년 일자리 문제와 함께 청년 가구 주거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리모델링 임대주택, 청년 희망주택, 청년 전세임대주택 등 청년주거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주에 청년 주거 빈곤율이 37%에 달하는 서울 모 지역 아파트에서 아래와 같은 공고문이 붙었다고 한다.

‘우리 아파트 옆 하이마트 부지에 청년임대주택이란 미명하에 70% 이상이 1인 거주 5평짜리 빈민아파트를 신축하는 절차를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택이 허가되고 신축될 경우 우리 아파트는 다음과 같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피해의 첫 번째 내용으로 아파트 가격 폭락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 일조권, 조망권, 주변 환경 훼손, 빈민 지역 슬럼화, 우범 지역화 우려, 보육권 교육 취약지역화 등을 지적하고 있다.

청년임대주택은 고등학교나 고등기술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후 1년 이내 직장에 재직 중이지 않은 사람, 또는 2018년 대학 졸업예정자나 졸업유예자로 직장에 재직 중이지 않은 사람이 대상이 된다. 그 가운데 1순위가 생계, 의료급여 수급가구나 보호대상 한부모 가족, 아동복지시설퇴소자, 월평균 소득 70% 이하 장애인 가구 취업준비생이다. 2순위는 전년도 월평균 소득 50% 이하 가구, 전년도 월평균 소득 100% 이하 장애인 가구 취업준비생이다.

우리 사회에 언제부터 희망을 품고 취업을 준비하는 집 없는 청년을 빈민으로 분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청년들의 거주이전의 자유가 돈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통제받는 사회로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가난한 빈민을 범인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편견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걱정스럽다.

건전한 사회는 돈이 많아서 부자인 사회가 아니라 마음이 가난하지 않은 사회이다. 건전한 사회의 청년은 마음이 풍요롭고, 가난과 빈곤으로 고개 숙이지 않는 사회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졸부들의 횡포와 가진 자들의 폭력으로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연애, 결혼, 출산의 3포에 내 집 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하는 5포 시대를 만들고 있다.

건전한 사회는 청년들에게서 희망을 볼 수 있고, 청년들의 미래가 있고, 금수저 이외에 흙수저도 그의 식탁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사회이다. 청년이 없는 아파트는 그 땅값이 높더라도 언젠가는 쇠퇴하고 빈민가로 전락할 수 있다. 지난해 사회문제가 되었던 서울 강서구의 발달 장애인을 위한 특수 학교 설립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도를 넘어서는 이기주의가 커지고 있다.

우리 자신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돈만 있으면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 돈은 없지만, 마음이 풍요로운 청년들의 희망을 꺾어서는 안 된다. 집이 없어서 가난한 청년들을 마음마저 가난한 청년으로 만들었을 때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없고, 부자들의 아파트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