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레프 톨스토이가 민간동화를 재구성해 지은 ‘바보 이반’이란 단편에는 3남 1녀의 자식 가운데 3형제가 왕이 된다. 이들이 국가를 운영하는 방법을 보면 장남인 세묜은 강력한 군대의 힘으로 나라를 다스리면서 무엇이든 마음대로 하며 물건도 군대의 힘으로 갈취하는 등 사치스럽게 산다. 둘째인 타라스는 장사로 대성하고 왕이 되어서도 돈을 잘 굴려 막대한 부를 쌓았고, 자신의 영토 내에서 온갖 세금으로 국민을 쥐어짜서 자신의 부를 축적한다.

한편 막내 바보 이반은 왕이 되어서도 정치를 하기보다는 자기가 오랫동안 해오던 농사만 열심히 한다. 이에 월급을 받던 대신들을 중심으로 똑똑한 사람들은 바보가 다스리는 땅에서 살 수 없다면서 모두 떠나고 그 땅에는 국왕 이반과 같이 바보들만 남는다. 이들은 국왕 이반과 같이 욕심 없이 땀을 흘려 농사를 짓고 서로 도우면서 화목하게 지낸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망해서 찾아온 두 형도 받아주어 먹여 살렸다고 한다. 이들 국가에 있는 유일한 법은 “손바닥이 단단하게 굳은 사람들은 식탁에서 음식을 먹을 수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먹고 남긴 음식 찌꺼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단편에서 톨스토이는 삶의 철학을 보여주고 있지만, 국가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왕과 국민이 같은 생각과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장남 세묜이나 둘째 타라스와 같이 국민을 왕의 소유물이나 피지배자로 생각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악마가 와도, 인간의 허욕인 욕심이 있어도 국가가 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단편은 국가를 다스리는 데 군대와 돈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톨스토이는 무력에 대한 무저항주의, 근로하지 않고 돈 벌고 소비하는 천민자본주의를 부정하면서 손에 굳은살이 박힐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왕과 백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야기에서 악마는 계속 이반을 유혹하여 망하게 하려고 하지만 욕심 없고 성실한 이반에게는 통하지 않아 결국 악마도 포기한다. 그 과정에서 악마의 요구도 받아들인다. 모든 것을 포용하는 그 힘이 욕망으로 가득한 악마의 유혹도 물리친다.

지금 경제 대통령이라고 돈으로 국가를 운영하고자 했던 대통령과 남북한 힘의 균형을 강조했던 대통령이 감옥에 있다.

최근 검찰의 조사나 재판을 거부하는 두 대통령이 감옥에서 독서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한 매체에 의하면 박 전 대통령은 ‘토지’, ‘대망’과 같은 장편 소설 이외에 허영만 작가의 꼴, 방학기의 ‘바람의 파이터’와 같은 만화책도 즐긴다고 한다. 이외에 우병우는 중국 역사서 자치통감, 차은택은 추리소설, 안종범은 경제학이나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등을 독서 목록에 올려놓고 있다고 한다. 똑똑한 사람으로 국정을 농단한 이들의 독서 목록을 보면 바보 이반이 되기보다는 권력 있을 때와 같이 똑똑한 사람, 이기는 사람이 되기 위한 책들이다. 아직도 과거의 영화가 그리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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