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인도에 가면 거리에 동물이 많다. 그 가운데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소, 개, 원숭이다. 이들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거리를 활보한다. 그 가운데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 떠돌이 개로 그 수가 3천만마리가 된다고 한다. 인도 개들은 덩치가 크고, 생김새도 거의 비슷하다. 떠돌이 개들을 보면 낮에는 대부분 거리 곳곳에 늘어져서 잔다. 아스팔트에 누워 자는 개들은 옆으로 자동차가 지나가도 신경 쓰지 않는다.

인도의 개와 관련해 인도 중부 보팔에서 크샤트리아 집에서 기르던 개에게 불가촉천민 여성이 개에게 빵을 주어서 자신의 개를 불가촉천민으로 만들었다고 마을회의에서 이 여성에게 벌금을 물려서 논란이 됐다고 한다.

이 개들이 유난히 짖고 소란할 때가 있는 데, 새벽녘에 자기들 영역으로 다른 개나 들어오게 되면 동내 모든 개가 몰려들어서 영역 싸움을 하는데 그 모습을 보면 어떤 개가 그 동네 개고 다른 동네 개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뒤엉켜서 싸운다. 말 그대로 개판이 된다. 그러나 개판이란 말은 개(犬)와는 무관한 말이라고 한다. 사전적으로 개판은 ‘사리에 어긋나거나 질서가 없는 판국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이 개판이 지금 정치권에서 개로 둔갑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경찰이 비리 협의로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과 울산시청을 압수 수색하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대변인이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정권과 유착해 20세기 권위주의 정권의 서슬 퍼런 공안정국을 만들고 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라는 막말이 논란의 씨앗이 되고 있다. 이에 경찰은 대한민국 경찰은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니다. “돼지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돼지로 보인다”고 맞대응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이 개싸움에 대하여 페이스북에 “사냥개 피하려다 미친개 만난다고 비유하면서…”경찰 영장 청구권 논란과 연계하여 은연중에 경찰을 압박하고 있다.

정호성 자유한국당 수석부대변인도 “이러니 경찰이 정권의 똥개나 사냥개, 몽둥이 소리를 듣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라면서 개판을 키우고 있다. 이에 앞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최근 MBC 전 아나운서 배현진의 입당과 관련하여 “동설한에 버려진 들개”로 표현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지만 대변인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들개 정신이 자유한국당의 정신이라는 표현까지 하고 있다.

우리 정치판이 개판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이 개소리로 판을 만드는 것은 그 정도가 과한 듯하다. 평소 국민의 소리에는 대꾸도 하지 않고 잠을 자다가 선거철만 되면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짖어대는 우리의 정치권을 보면서 인도의 떠돌이 개가 생각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1천만 반려견 속에서 매년 20만 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하고 있지만, 그 개들이 광견병에 걸리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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