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지사 비난 댓글 봇물…한국당 “위선적 모습에 충격”

문화계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미투’ 파문이 오는 6월 제7회 지방선거를 앞둔 충청권을 강타하고 있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가 하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반도의 핵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한 남북특사 방문에 이은 남북 회담 등의 관심사를 침몰시키고 있다.

지난 5일 한 방송사를 통해 안희정 충남지사의 정무비서 성폭행·성추행 폭로와 우건도 더불어민주당 충주시장 예비후보에 대한 재임시절 성추행 폭로 파문이 충청 정치권에 파문을 불러오고 있다.

방송직후 더민주당 지도부는 안 지사를 출당·제명 처분했고, 6일 새벽 안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로 인해 고통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고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안 지사의 이 계정에는 그를 비난하는 댓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동안 많이 지지해 온 사람으로서 실망감 이상으로 더는 표현할 길이 없다.” “미투운동이 활발한데…독안에 든 쥐 같은 비서를 보며 희열을 느끼며 또 성폭행한 것은 단순한 성폭행이 아니라 영혼살해.” “제가 보낸 지지가 누군가를 억누르는 억압이 됐다는 생각에 치가 떨린다.”

그의 페이스북을 달구고 있는 내용들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비난의 글이 올라올지 알 수 없다.

자유한국당 충청권 4개 시도당은 성명을 통해 안 지사를 비난했다.

이날 한국당 시도당은 “메가톤급 충격이다.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속았다는 배신감에 치가 떨린다”며 “비서의 용기있는 고백을 듣고 있자니 순간 우리가 알고 있는 안 지사가 맞나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정의로운 사도처럼 갖은 위선을 떨면서 뒤로는 여비서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던 표리부동한 인간이였단 말인가”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충북에서도 ‘미투’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충북도청에 근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김시내(가명)씨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주시장 예비후보 우건도 지역위원장을 비난하는 글을 당 홈페이지에 올려 지역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우 후보는 사실 부정과 함께 경찰에 수사를 요청해 놓은 상태고 충북도내 야당들도 이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런 대형 포탄이 지방선거를 강타하면서 오는 6·13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은 이로 인해 당연히 관심을 받아야 할 공약과 인물이 묻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림픽 후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를 가져올 남북 대화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와 판단에도 장막이 가리워지고 있다.

국민들과 유권자들도 대형 악재에 가려져 지방 살림꾼의 면면을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여성에 대한 사회구조적 억압의 사슬을 방치할 수 없다. 선거도 이러한 사회구조적 억압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한 과정인 만큼 인내의 지혜와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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