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지금 강서구 개화동 나루터를 공암진이라고 하는 데 이는 강가에 구멍 뚫린 바위가 있던 데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공암진과 연관된 이야기로 고려 공민왕 때 이곳에 사는 형제가 길을 걷다가 아우가 황금 두 덩어리를 주었다. 아우는 그중 한 덩어리를 형에게 주고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는 데 형에게 준 황금 덩어리와 관련해 못된 마음이 자꾸 들자 금덩어리를 강 속에 버렸다고 한다.

이에 형이 왜 금덩어리를 버렸는지 물으니 “평소에 형님을 독실하게 생각했는데, 금을 나눠 가진 뒤에 형님을 꺼리는 마음이 생기니 이것이 상서롭지 못한 물건임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버렸습니다.” 그러자 형도 네 말이 옳다면서 자기에게 준 금덩어리를 한강에 버렸다고 한다. 연일 문제가 되는 다스와 대비되는 이야기이다.

이들 형제의 말처럼 횡재해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나 부정부패로 축적한 사람의 마음이 편하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 상상 속에서 가질 수 있는 정도의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마약, 가정불화, 자살, 알코올 중독, 파산, 감옥행 등으로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많이 가진다는 것이 행복의 필수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 이유로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가 감옥에 갈 확률이 높다.

그렇지만 많이 가진 사람은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 비자금을 만들고, 정경유착으로 기업이나 예산을 사적인 돈처럼 이용하는 사람이 끝이 없다. 보통사람은 몇억만 있어도 양심을 팔고, 거짓말로 자신의 죄를 감싸고, 돈으로 감옥에 가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문제가 되는 다스 사건이나 다스와 연계 의혹을 사고 있는 삼성, 1조 원을 넘는 임대주택 분양가 조작 협의를 받는 부영그룹 회장의 모습에서 보면 가진 사람들은 다른 가치관과 행동을 보이는 듯하다.

법정 스님은 소욕지족(小慾智足) 즉 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다. 우리가 누리는 행복은 크고 많은 것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크고 많은 것을 원하면 그 욕망을 채울 길이 없다. 많이 가진 사람들이 소욕지족의 생각을 가진다면 더 많이 가지기보다 가진 것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 사기를 치고, 불법 행위를 하고, 정경유착의 끈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였다. 가끔 보여주는 그들의 기부는 기업의 돈을 자신의 이름으로 내는 연례행사에 불과하다. 갑부가 진정한 갑부의 이름을 가지기 위해서는 돈이 많고 부동산이 많은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진정한 갑부는 돈과 함께 욕심이 없어야 한다. 돈에 욕심이 들어가게 되면 앞의 형제가 말하듯이 못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이 우리나라에서 돈을 가진 사람이 국민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없다. 다른 말로 우리에게는 욕심 없는 부자가 없다. 이것이 부자가 질타받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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