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현 청주 상당署 남일파출소 경위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 어깨를 움츠리게 하는 숨어있던 강추위가 얘기치 않게 불어 닥치고 매일 같이 누군가의 휴대전화에 울리는 070이나 02, 국제전화로 시작되는 전화벨,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00은행입니다, 00캐피탈입니다.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니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대출금을 대환해 주시면 낮은 금리의 대출이 가능합니다’라며 상냥한 멘트로 지정한 은행계좌에 대출 상환비용 명목으로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이라는 금액을 알지도 못하는 대포통장으로의 입금을 유혹하는 ‘그놈 목소리’ 연평균 6천여명이 사기를 당하고 있으며 피해금액도 700억에 달하고 있다.

청주상당경찰서의 2017년 1~10월까지 보이스피싱 발생유형을 보면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 사칭형(18%), 대출사기형(77.3%), 납치빙자 등 기타(4.7%)로 피해현황이 파악됐으며, 피해자 연령대를 보면 20대(13%), 30대(25%), 40대(31%), 50대(19%), 60대(12%)로 나타나고, 피해자 성별은 여성(51%), 남성(49%)이 피해를 보는 것으로 분석되고, 피해시간은 오전 9시~오후 1시(54%), 오후 1시~5시(39%), 오후 5시 이후(7%)의 순으로 오전시간대에 가장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하는 것으로 각각 확인됐다.

피해현황 및 원인분석 결과 보이스피싱 피해 중 20~30대 여성의 피해건수가 전체 피해건수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피해금액도 남성에 비해 10배 가까운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여성을 표적으로 삼는 이유는 사회 초년생으로 범죄피해사례에 대한 경험이 적어 본인에게 진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의심이 적으며, 검찰 등 사법기관의 심리적 압박감으로 주변에 도움을 청할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수법을 보면 수사기관이나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고 속여 현금을 인출하도록 한 후 집안의 냉장고나 세탁기에 보관하도록 한 후 그 돈을 가져가는 ‘냉장고형’‘세탁기형’ 수법이 이용됐으나 최근에는 인출한 현금을 찾아 직접 만나서 건네주는 ‘대면편취형’ 수법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신종보이스피싱 사례가 등장할 때마다 우리 경찰에서도 예방책을 홍보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보이스피싱 주요수법을 파악해두자.

경찰·검찰·금감원·금융기관 등을 사칭하면서 범죄연루 및 개인정보 유출 때문에 예금보호가 필요하니 계좌이체나 금융정보요구나 현금전달을 요구할 경우 100% 보이스피싱임을 의심하고 당황하지 말고 전화를 끊은 후 해당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사실여부를 확인하거나 112로 경찰의 도움을 받자. 금융기관에서는 고객이 고액 현금인출·계좌이체 요구 및 적금이나 예금을 해약하려고 할 경우 전화금융사기 예방관련 안내를 하고 사용처나 출금사유를 확인하는 보이스피싱 문진표를 적극 활용 고객들의 안전한 재산보존에 적극 협조해야한다.

보이스피싱은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것 뿐만아니라 피해자나 가족들에게 2차적인 정신적 피해를 안긴다. 더 나아가 전 국민들에게 불안한 요소로 작용하므로 더 이상 ‘그놈 목소리’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들지 말고 개인보안 철저로 피해를 줄이고 우리 경찰도 날로 진화하는 사기범들의 범행을 철저히 밝혀 믿고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조성에 힘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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