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올해 겨울날씨는 유난히 하늘이 뿌옇고 온난하다가 추워지는 것을 쉽게 느낀다. 계절의 변화시점이 두드러지지 못하고 여름과 겨울만이 존재해 사계(四季)를 무색하게 한다. 겨울도 사흘 한파에 나흘은 따뜻하다는 의미의 ‘삼한사온(三寒四溫)’으로 설명되었는데 이젠 따뜻하다는 의미의 온(溫)자 대신 미세먼지의 ‘미(微)'자가 들어가 신조어로 ‘삼한사미(三寒四微)'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한반도는 겨울철에 북쪽의 매우 춥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인 ‘시베리아 기단'의 영향권 내에 있는데 그 기단이 3일간 강하게 확장되어 아래로 내려왔다가 4일간 축소되는 주기적 반복으로 인해 삼한사온이 나타난다. 북서풍을 몰고 오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해졌다가 다소 약해지는 시기가 반복되면서 삼한사온이 생기더니 언제부터인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더욱 강해져서 추위가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 이어지기 때문에 삼한사온이라 부르기가 좀 애매해 한 삼한사미 상황으로 가고 있다.

아주 춥다가 날씨가 풀리면 미세먼지와 안개가 결합되어 하늘이 뿌옇게 된다. 흙먼지가 햇빛을 차단하여서 그런지 황갈색으로 변해 시야를 가리는 날이 많아졌다. 창문을 열고 청소하기가 두렵고 외출을 해도 달갑지 않다. 아침에 산보를 할 때면 마스크 쓴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가끔 가경동 주민센터에 들리다보면 소방안전 교육하는 시설을 지나친다. 그럴 때 교육받는 대상이 유치원생인지 어른은 보이지 않고 어린이들만 종종 목격된다. 재난에 대비한 안전교육의 하나로 이러한 시설이 만들어져 교육이 예전보다 많아졌다고 생각되지만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기온이 떨어진 이러한 날씨에다 화재난의 소식들 즉, 지난해 12월 인천 영흥도 앞바다 낚싯배와 급유선 충돌로 13명이 숨지고 곧 바로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던 일, 엊그제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망 38명 부상자 151명을 포함 모두 189명의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던 일, 대구 진천동에 있는 신라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한밤 중에 환자들이 긴급 대피한 일, 포항시 남구의 한 5층짜리 아파트 2층에서 불이 나 주민 9명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일, 동구 다세대 주택에선 휴대용 부탄가스가 폭발하는 화재 등 끊임없는 겨울 한파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들이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가 그토록 ‘안전 대한민국'을 갈망해왔으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국민의 안전 불감증이 넘쳐나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직시해 정쟁에 휩쓸리지 말고 당권을 넘어서 무언가 대비책이 나와야 한다. 외관적인 소방행정이 아닌 실질적이고 강력한 법규지킴의 행정이 자리 잡아야 하고 국가적 재난이 발생할 싹을 미리 잘라내고 사후약방문식 행정으로 국가예산이 탕진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젠 국내적 문제는 물론이거니와 거대한 중국에 의해서 야기되는 외적문제인 미세먼지도 제거할 수 있는 기술 즉, 거대한 공기청정기(Smog Free Tower)를 세워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를 빨아들이는 시스템도 일상화하도록 하는 그러한 기술을 값싸게 보편화시켜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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