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청주오창호수도서관 사서

 

얼마 전 한국의 근로시간이 연간 2천71시간으로 OECD 국가중 두 번째로 오래 일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반면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에 비해 고용은 안돼 고용률은 OECD 국가중 21위에 불과하며 OECD평균에 못미치고 있다고 한다.

취업자들은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며 아둥바둥 바쁘게 일상을 이어가고,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은 취업이라는 좁은문을 통과하기 위해 온몸으로 세상과 맞서며 고군분투 하는, 우리 모두가 여유 없는 각박한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각자 주어진 환경에 의해 은연중 부지런함을 강요받는 삶이기도 하다.

그 고단함에 휴식이 간절해 진다.

하지만 부지런이 당연한 이런 분위기 속 휴식은 죄책감으로 마음을 무겁게 하고 행여 게으름뱅이로 인식될까 움츠려들게 한다.   

이 책의 저자 로런스 쇼터는 통상적인 사회의 관념과 반대로 이런 때 일수록 ‘게으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게으름의 정의도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와 다르게 이야기 하고 있다.

해야 하는 걸 미루는 게 게으름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자유를 선사하고 무엇이든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는 것이 바로 ‘진정한 게으름’이라고.

책에는 영혼 깊은 곳, 잔잔한 강가에 사는 평온한 존재인 ‘게으른 구루’가 등장해 우리에게 스트레스나 불안감 없이 사는 방법을 안내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무위(無爲,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를 삶의 자세로 삼는 것. 그리고 ‘진정한 게으름’으로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다.

“우린 매일 오만 가지 결정을 척척 해냅니다. 생각하지 않고 말이죠.

예를 들어, 붐비는 인파 속을 걸을 때… 어떻게 지날지 걱정하지 않고, 상황 정리를 위해 대책 회의를 하지도 않지요. 흐름에 따르면 그만!!!

고도로 복잡한 결정을 내릴 때도 마지막 결정은 신비롭고도 생각지 않은 곳에서 툭 튀어나옵니다.”

우리는 효율과 경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상에서, 효과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 스스로를 과도하게 아등바등하는 삶으로 내몰고 그 삶을 이어가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다 보니 압박감과 스트레스는 점점 그 무게를 더해 업무는 비효율적으로, 일상생활은 무의미하게 지나가버리게 된다.

게으른 구루는 안 되는 일을 붙잡지 않고, 오늘 하루 일과는 퇴근과 함께 잊는다. 정말 일하고 싶을 때 집중해서 일하고, 휴식을 충분히 가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들어갈 공간을 스스로에게 선사한다. 멈추고, 자기 감각에 충실하고, 놓아버리는 진정한 게으른 삶에 충실하다.

어느덧 시작된 새해가 바쁘게 흘러가고 있다.

올해는 부지런히 달리던 속도를 조금 늦추고 ‘게으른 구루’의 말에 귀 기울여 기본적ㅇ니 게으름 습관을 함께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 이를 통해 느긋한 삶이 주는 여유와 진정한 행복을 느껴볼 수 있는 마법 같은 한해를 만들어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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