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생애주기별 건강검진제도 확대 검토
비만·고혈압 포함 유력…우울증 추가는 신중

 

보건복지부가 국가건강검진 ‘사각지대’ 20·30대에 대해 건강검진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10일 “올해 국가건강검진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에 20·30대 건강검진 시행 방안을 올려 검토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생애주기별 국가건강검진제도는 영유아(만 0~5세)와 청소년(6~18세), 건강보험 가입자와 만 40세 이상 피부양자와 세대원, 의료급여 수급 세대주(19~64세)와 세대원(41~64세)에 대해 시행된다.

이 때문에 ‘19~39세’ 청년층 중에서 지역세대주가 아니거나, 취업을 하지 못하면 매년 실시하는 일반건강검진(사무직은 2년마다)을 받을 수 없다. 복지부 등에 따르면 일반건강검진 대상에서 제외되는 19~39세 건강보험 피부양자는 지난해 9월 현재 418만4천명에 달한다. 또 청년실업 등으로 인해 숫자가 불어나는 추세다. 

정부가 건강검진을 도입한 1988년에는 비만, 고혈압 등 성인병 유병률이 ‘만 40세’에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 였다는 점에서 제도 운영에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양상이 많이 바뀌었다.

비만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연령별 체질량지수(BMI) 기준(25㎏/㎡ 이상) 비만 유병률은 40대(49.0%)가 가장 높지만, 30~39세(45.4%)와 19~29세(38.8%)도 만만찮게 높은 수준이다.

30대 비만 유병률은 1998년 28.4%에서 29년새 17%포인트 증가했고, 20대 비만 유병률도 같은 기간 19.3%에서 19.4%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33.3→49.0%)가 15.7%포인트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기울기가 더 가팔랐다. 

반면 비만은 체중변화에 따른 급성심근경색, 허혈성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암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원인 2, 3위를 차지하는 심뇌혈관 질환 발생과 연관이 크다.

만약 청년 건강검진이 시행된다면 비만, 고혈압 등의 질환이 포함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복지부가 지난해 정책용역을 수행한 ‘20~30대 건강검진 타당성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에게 건강검진을 시행했을 때 비용 대비 효과성이 있는 질환은 △비만 △고혈압 2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복지부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검토 중이다. 우선 의학적으로 근거가 명확한 항목으로만 구성할 경우, 항목 자체가 적어 건강검진 수검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빈혈(여성), 신장질환, 폐결핵, 우울증 등 다른 질환을 넣어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20·30대에 대한 광범위한 건강검진을 수행할 경우, 효과성은 떨어지는 반면 비용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을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복혈당, 콜레스테롤, 여성에서의 혈색소는 검진으로 인한 이득이 명확하지 않거나, 비용대비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는데, 이들 검사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1천1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최근 20, 30대를 중심으로 정신 건강문제가 부각되면서, 우울증 검진을 포함하는 방안도 주목된다. 하지만 우울증 검사의 경우 검진 대상자에 대한 선별검사와 치료 과정에서, 수검자에 대한 ‘낙인’ 효과로 우울증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고, 향후질환 관리의 어려움 등이 지적돼 제도 도입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게 복지부의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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