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송구영신(送舊迎新)! 정유년의 묵은 해를 보내고 무술년의 새해를 맞이했다. 우리 국민에게 보신각 범종 소리와 롯데타워의 불꽃놀이가 새해를 알리는 신호였다면, 나의 새해 신호는 카톡에서 친구들이 ‘카톡’보내는 소리와 카톡으로 한 줄씩 보내주는 한 마디씩의 글귀들이다. 중·고교졸업 때 나도 한마디를 적어 앨범에 삽입한 내용들이 생각난다. 농담으로 ‘지긋지긋한 시절 물러가라’ 혹은 ‘성실하게 살아가라’ ‘개같이 돈 벌어 정승같이 써라’ 등 지금 와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가끔 생각해 보고 웃음을 짓곤 한다.

새해를 맞이해 중·고교시절 추억을 그리며 카톡으로 친구들의 이름 모두를 써서 보냈다. 그리고 인사말로 어느 시인의 말 ‘세월이 흘러도 변치 못한 마음/ 언제나 그 자리에 있네요/ 아름다워야 할 삶이기에/ 열리는 새해아침을 위해/ 가슴 조아리며/ 경건하게 기도합니다’로 짧게 보냈다. 한마디로 아내에게 잘하고 소통을 하며 외롭지 않게 잘 살아보자는 말들이다.

요즈음 대화가 안 된다고 한다. 아들과 딸들이 외지에 살고, 살아계신 노 부모는 요양원에 계시고, 추억을 만들고 지내왔던 고향 친구들은 뿔뿔이 흩어져 있고, 집은 빈둥우리로 변해가니 카톡으로 소통하며 이야기하고 외로움을 달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돈 한 푼 안 드는 카톡으로 즐겁고 기쁘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이 나의 행복이었다. 일방적으로 보내 미안하고 송구스러웠다. 그런 카톡이 우리와 함께 한 아름다운 추억이고 인연인지라 어쩔 수 없었다고 사죄하며 인사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한 순간 음미하고 사라지는 문자일지라도 그것 때문에 내 가슴엔 당신의 온유함과 따뜻하고 아름다운 인품이 솟아나는 것 이었다. 물론 당신이 내 지인이어서 물 만난 물고기들처럼 카톡으로 대화하니 행복하고 마냥 좋았다. 이제 모두가 우리 자신의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는 건강하고 복 많이 받고 운수대통, 만사형통으로 힘차게 매진하자. 카톡 속의 이런 말 모두가 생활 속에서 새로움을 찾고 즐겨보자는 말들이다. 그리고 어떤 친구는 대한민국의 정치를 논하며 그 행태를 보니 가슴이 답답하고 자기를 슬프게 한다고 하며 이개(1417~1456)의 시 ‘방 안에 혓는 촛불 눌과 이별하였관대/ 겉으로 눈물지고 속 타는 줄 모르는고/ 저 촛불 날과 같아 속 타는 줄 모르는 도다’를 카톡에 올 린 친구도 있다.

개는 킁킁거리며 길을 잘 찾는다. 바지런하게 돌아다니며 영역을 표시한 덕택이다. 무술년은 새로움을 찾아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실천하는 해이다.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건강관리에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짐하는 새해가 되길 바라며 모두 건강하자고 다짐한다.

인생불만백(人生不滿百) 상회천세우(常懷千歲憂), 삶은 백년을 채우지 못하는데 항상 천년의 근심을 품는다. 근심보다 실천이다. 행복하고 좋은 일들만 기원해서 될 일이 아니니 몸소 꾸준히 실천하는 생활습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지에서 그린 세한도(歲寒圖)를 보면서 ‘세한연후지(歲寒然後知) 송백지후조(松栢之後凋)’ 추운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 지조를 안다. 어렵고 힘든 지경에야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다. 나는 무술년의 화두로 ‘지조있게 실천하는 소통’으로 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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