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정치현안을 거의 배제하고 철저히 국정과 민생에 포커스를 맞췄다.

최근 정치권을 달궈온 3당연합, 개헌론, 정계개편 등에는 한마디의 언급도 없었다. `국정 난맥’을 강도높게 비판한 점에서는 과거 대표연설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정치공세적’ 추궁도 극히 자제했다.

당 관계자는 “국민우선의 대안제시에 주력,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국민에게 싫증을 줄 수 있는 정치현안은 일부러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개헌론과 실체도 불분명한 정계개편에 대한 섣부른 언
급이자칫 `공론화’의 빌미가 될 것을 우려한 현실적 판단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34쪽 분량의 연설문 작성은 최병렬 부총재를 팀장으로 정형근의원 등 1,2,3 정조위원장과 기획.홍보위원장, 특보단, 초선의 원희룡의원이 맡았다.

3차례 독회를 거쳤으며 2일 당내 브레인인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과 이총재가 문구를 다듬었고, 이날 총재단 및 지도위원 연석회의를 통해 확정됐다.

이 총재는 연설문 첫머리에 무료급식소를 찾은 실직가장의 예를 들며 “그에게이 나라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 나라가 왜 이렇게 됐는가”라며 자괴감을 나타내고 `국민우선’을 강조했다. `국민우선’이라는 말은 연설문에 11차례나 등장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대통령은 정파적 위치를 떠나 `국민우선의 길’로 나와달라“고 주문한 뒤 “정파를 초월해 국정에 전념하면 적극 협력하겠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경제위기가 “야당의 경고를 철저히 무시한데 따른 것”이며 “호미로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며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치현안 중 유일하게 국세청과 공정위의 언론사 조사를 언급, “언론탄압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재가 “`이제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단언’은 주한미군이 더이상 필요없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자, 일부 여당의원들의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 총재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정부는 강하고 국민은 약한나라’”라며 “우리가꿈꾸는 대한민국은 `국민이 우선하는 나라’”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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