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초록크리스마스 소원담기

▲ 내년을 기약하며 크게 외친다. ‘자연아 놀자~ 메리 크리스마스.’
▲ 1년 동안 사용한 자연아 놀자 현수막에 그동안의 참가 소감과 새해 소망을 적는다.

이번 성탄절엔 제천 화재사고 희생자들의 영결식이 치러졌다.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재난과 재해로 인한 피해는 매우 크다. 유난히 추워진 이 겨울, 방재와 안전에 대해 더욱 깊게 성찰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이다.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는 지난 16일 ‘생명문화체험마당’ 마지막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크리스마스를 한 주 앞둔 시점이었기에 주제를 ‘초록크리스마스 소원담기’로 정하였다. 에코리더 최계선 선생님은 정성껏 준비한 PPT로 ‘크리스마스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종교적 의미를 넘어 우리 사회의 보편적 문화가 되어있는 ‘성탄’의 의미, 산타크로스 할아버지와 루돌프 사슴의 이야기를 동화보다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박수현 선생님은 ‘솔방울을 활용한 미니트리 만들기’를 준비했다. 솔방울에 물감으로 색을 칠하여 작은 재료들을 붙여나가다 보면, 초록 잎을 덮은 하얀 눈과 그 위의 장식들이 생긴다. 제법 구색을 갖춘 작지만 멋진 크리스마스트리가 만들어졌다. 정영주 선생님은 ‘나무스틱을 활용한 루돌프 걸개장식 만들기’를 준비하였다. 나무스틱 세 개로 사슴의 얼굴을 만들고 부러진 나뭇가지를 붙여 뿔을 만든다. 여기에 눈과 코를 붙여주면 익숙한 사슴의 모습이다. 마끈을 이용해 세 마리를 연결하니 썰매 끄는 루돌프들의 풍경이 담긴 걸개장식이 되었다.

이날은 한해 행사를 마무리하는 날이라 특별 프로그램을 곁들여 진행하였다. 김은선 사무처장은 2주에 한번씩, 전체 17번을 사용해 왔던 행사현수막을 떼서 에코콤플렉스 다목적 강당의 무대 바닥에 펼쳐놓았다. ‘에코가족들의 흔적 남기기’를 위해서다. 현수막을 뺑 둘러싼 아이들은 칼라펜을 쥐고 털퍽 주저앉은 채 무언가 열심히 채워 넣는다. 가족들의 이름과 소개글을 적어 넣고 그림을 그려 넣었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에코가족들의 소감과 새해 소원들이 채워졌다. 재밌었어요. 환경과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새해에는 수학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어요. 고양이를 키우게 해주세요. 1년 동안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고마웠어요. 내년 프로그램도 기대할게요. 등. 이렇게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가 준비한 2017년 생명문화체험마당 ‘자연아 놀자’ 프로그램을 마무리하였다.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그램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

첫 번째 행사 주제는 ‘강따라 들따라 피리불며 봄길 걷기’였다. 무심천과 미호강 길 따라 정북동토성까지 걸으려 자연생태와 역사문화를 체험하였다. 단오 무렵엔 ‘단오와 함께하는 민속과 놀이’를 진행하였다. 24절기 빙고게임도 하고, 단오부채와 장명루도 만들고 신나는 전통놀이도 하였다. ‘문암마을의 숲겨진 숲, 참나무랑 소나무랑’에서는 문암쓰레기매립장으로 가장 고통 받은 마을, 문암마을을 돌아봤다. 숨겨진 마을 뒷 숲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나무인 소나무와 참나무 관찰학습을 하였다. ‘재활용 풀꿈 공예품 만들기’에서는 페트병 화분과 이면지 노트를 만들어 보았다. ‘자연으로 물들이기’, 홍화, 치자, 소묵으로 손수건에 직접 천연염색을 하기도 하였다. ‘환경사랑 초랑 비누랑’에선 천연 초와 친환경 비누를 만들었다. ‘무심천 물고기야, 안녕’ 프로그램에서는 물고기를 잡아서 관찰도 하고 물놀이도 즐겼다. ‘갈대밭 억새길 따라’ 가을 소풍을 떠나기도 하였고, 생태적인 방법으로 ‘신나게 먹고 놀기’도 하였다. 솟대명인 조병묵 선생님과 함께 한 ‘초록 희망의 솟대만들기’에서는 ‘수호’와 ‘희망’을 상징하는 솟대를 만들었다. 겨울에는 ‘지구를 살리는 소망연’을 만들어 날려보았다. 이와는 별도로 매월 한차례 ‘나무가구 체험공방’을 통해 책꽂이와 좌탁을 만들기도 하였다.

생명문화체험마당을 시작하면서 몇 가지 분명한 방향을 정하였다.

첫째,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자. 둘째, 놀면서 추억을 만들자. 셋째, 일년 내내 추억을 만들자. 넷째, 자연 속에서 추억을 만들자. 다섯째 가족과 함께 추억을 만들자 였다. 주말이면 아이가 에코에 가자고 조른다는 엄마의 말 속에서, 소감 나누기 때 마다 ‘재밌었어요’ 한마디를 하기 위해 매번 줄을 섰던 아이들의 모습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에코콤플렉스가 많은 노력을 들여 추진했던 ‘자연아 놀자~’ 올해 시작해서 자리를 잡았으니 내년에는 더 멋진 프로그램이 되어야 할 텐데….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애쓴 에코리더 선생님들과 전임자들,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청주시, 매번 글을 실어준 충청매일에도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주말마다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를 찾아 ‘우아저씨’ 외치며 재밌게 놀아준 아이들과 에코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무탈하게 ‘초록에 풍덩’ 빠져 자연과 함께 신나게 잘 놀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끝>

/염우 청주국제에코콤플렉스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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