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지면을 통해 새해인사를 드린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가 되면 한 해를 돌아보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로펌변호사로 근무한 1년을 돌아보면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참 어울립니다. 다양한 사건과 다양한 의뢰인들을 접하고 변호하며 그 속에 승부가 나뉘는 격한 전쟁터에 있었던 느낌입니다. 또한 예상을 빗나가 너무나도 아쉽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사건들은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저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가 이 일에 여전히 매력을 느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법조인의 수가 늘어나면서 그 외연도 상당히 확장됐습니다. 판사, 검사, 변호사로 구분되는 전통적인 법조삼륜에서 국가에서 법치주의의 실현에 전력하는 공무원, 사내에서 사전적으로 법률위험요소를 제거하는 사내변호사 등 폭발적으로 그 영역이 증가하고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비록 승패에 따른 많은 스트레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마치 의료계의 외과의들이 수술을 통해서 한 생명을 죽음에서 건져내는 것처럼 송무 변호사들 또한 변호를 통해서 그 억울함을 풀어낼 수 있는 매력이 충분히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피고인들이 효율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설득력 있게 주장할 능력을 균등하게 타고날 수는 없으므로, 그러한 기술을 배우고 훈련받은 변호사들이 피고인을 대신하여 그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변호사의 임무는 공권력에 도전하고, 권력을 쥔 자들이 힘없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하도록 이끌며, 스스로 변호할 능력이나 수단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지적해 주는 일이다. 열성적인 변호사는 자유의 마지막 보루로서, 공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최후의 방어벽이다”(앨런 M. 더쇼비츠)

위 내용은 제가 한 책에서 우연히 읽게 된 변호사가 무엇인지를 깊게 되새기게 한 인용 표현입니다. 가끔 초심을 잃어간다고 느끼거나 일이 힘들어 지친다고 느낄 때면 다시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고는 하는 표현입니다.

소위 명의라고 불리는 많은 외과의사들 또한 자신의 손으로 목숨을 살린 환자들 보다는 오히려 안타깝게 목숨을 살리지 못한 환자들에 대한 아쉬움의 기억이 오래 남는다고 합니다. 모든 변호사들 또한 승소의 기쁨을 준 사건들도 기억에 남겠지만 예상외로 풀리지 않아 의뢰인에게 좋은 결과를 안겨주지 못한 사건들에 대한 기억이 좀 더 오래 남을 것입니다. 어찌 보면 그러한 아쉬움은 송무의 영역에 근무하면서는 피할 수 없는 천형(天刑)같은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일을 사랑하는 이상은 또 다가올 많은 사건과 누군가의 권리의 구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함을 알기에 그러한 아쉬움에서 계속 배움을 이어가며 새로운 싸움을 준비할 작정입니다. 여러분들도 올 한해 남은 일정 잘 마무리하시고 다가올 새해에 대한 희망을 품으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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