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명 시인 충북예술고 교사

모든 학문은 진리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 진리가 각기 다르다 해도 목표는 진리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것을 밝히기 위해서 인류는 문명의 초기 단계부터 고민했고, 그것은 오랜 사색과 토론을 거쳐 마침내 철학과 종교로 성립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철학과 종교는 현실의 삶과 다소 거리를 두기 마련입니다. 인간의 정신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향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고민과 과정을 아주 잘 보여주는 것이 주역입니다.

주역은 원래 인간이 해의 운동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나온 소박한 관찰보고서였습니다. 여기서 인간의 운명과 그것에 대응하는 원리를 찾아나서면서 철학이 성립하고 종교가 성립한 것입니다. 원래는 자연을 관찰하던 것이 나중에는 인간의 사유 형식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정신으로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철학과 종교는 이런 고민을 좀 우습고 하찮게 여기는 경향이 있죠. 그렇다면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진리를 갈구하는 마음과 그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엄연히 현실을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최초의 자연관찰 기록이 철학화하는 동안에, 또 다른 한 편에서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철학과 종교를 통해서 진리를 탐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간 인류의 생각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배우고 생각하며 삽니다. 그러나 어려운 철학이론과 종교론으로 도배된 이런 것 말고 우리의 현실을 지배하는 일상의 지혜는 어떻게 된 것일까요? 과연 그것을 관통하는 원리는 존재할까요? 이런 질문 앞에 무슨 대답을 해야 할까요? 최초의 문명에서 높은 단계의 철학과 달리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생활철학은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이 음양오행입니다.

음양오행은 동양 사회의 과학론이자 철학이었습니다. 음양오행의 원칙에 맞추어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동양의 모든 분야에서 이 원리가 공통으로 적용됩니다. 주역에서 시작된 동양철학이 철학사상과 생활철학으로 나뉘어 발전한 것입니다. 그래서 일상을 규정하는 모든 원칙은 음양오행으로 정리됐습니다. 음양오행론이 각 분야로 적용되면서 학문이 하나씩 등장합니다. 동일한 원리에 의해 분야가 달라진 것을 열거하면 이렇습니다. 의학, 천문학, 명리학, 풍수지리, 관상학, 성명학… 거의 모든 생활 영역에 걸쳐서 작용한 원리가 음양오행론입니다. 그런데 음양오행론은 학교 교육에서 단 한 차례도 소개된 적이 없습니다. 동양에서 5000년간 작동하며 우리 사회의 밑바닥에 적용된 원리를 학교에서는 전혀 가르치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미신이라고 몰아붙이며 과학이 배척해야 할 것으로 공격하죠. 그렇지만 지금도 학교 밖을 벗어나면 모든 분야에서 이 음양오행론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이 음양오행론의 원리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 원리를 오늘날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합니다. 미신으로 치부되던 옛 이론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과 얼마든지 우리의 삶을 개선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이론이라는 것을 아주 자세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합니다. 그런 점에서 정말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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