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헌 한국소방안전협회 충북지부 사무국장

지난 11월 4일 제주시 일도2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화재로 노부부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10월에도  15일 새벽에 경기도 성남시의 한 다가구주택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2층에 사는 60대 어머니와 30대 딸이 숨지고, 16일 새벽에는 충남 아산시 영인면의 컨테이너 집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여 50대 형제가 사망하였다. 계속되는 주택화재 사고에 대해 근본적인 피해저감 방안은 무엇인지 이 글에서 알아보고자 한다.

첫번째는 안전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2014년 한국 갤럽의 국민소방안전의식 조사 결과에 의하면 화재, 구급환자가 발생 시 국민들이 원하는 소방대 도착 소요희망시간은 평균 7.6분이다. 이 7.6분 안에는 사고를 목격하고 인지하는 시간, 119 신고시간, 소방대가 교통체증에 걸려 지체되는 시간이 다 빠져있다.

그렇기에 국민이 체감하는 소방대 도착시간은 10분 이상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비해 주택에 화재발생 시 사람의 생명이 위험에 빠지는 시간은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으나 대략 5분여 정도가 된다. 물론 주택 내 가연물이 많은 경우는 2~3분 만에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즉 위험에 빠지는 시간이 소방대가 도착하는 시간보다 빠르기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주택화재를 예방하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자율안전이다. 자율안전은 나의 안전은 내가 챙겨야 하며, 내 가족의 안전도 내가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사고를 스스로 예방하고 만에 하나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소방대가 도착하여 구조될 때까지 스스로 생존하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자율안전으로서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은 무엇인가? 화재예방과 더불어 피난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화재예방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화재 시 피난계획의 수립이다. 각 가정에서 화재나 재난사고를 대비해서 피난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화재 시 가족이 어떤 경로를 통해 피난해서 어디에 집결할 지에 대해서 가족과 상의하고 연습해야 한다. 소방 선진국인 미국의 사례를 보면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2010년 미국 방화협회(NFPA)에 의하면 주택화재에 대비해서 71%의 사람들이 피난계획을 가지고 있고 이중 47%는 실제 피난연습을 실시한다고 한다.

또한 미국 적십자에서 2014년에 조사한 자료를 보면 거동이 불편해서 스스로 피난이 어려운 가족을 위해, 설문 응답자의 70%가 별도의 피난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많은 미국인들이 그야말로 자율안전시대에 가정에서부터 적절한 대비계획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피난계획과 더불어 주택화재 시 피난을 빠르게 도와줄 수 있는 주택용 화재경보기를 설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각 주택의 방과 주방에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부착하면 화재 시 화재사실을 빠르게 알게 되어 피난개시 시간을 줄여줄 수 있으며 화재예방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 거의 모든 주택(96%)에 주택화재경보기(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하여 화재예방과 인명피해감소에 크게 기여하였다.

국내 소방법에서는 지난 2월 4일까지 단독주택에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를 설치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어 준법을 위해서라도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의 설치는 필요한 사항이다.

주택화재를 예방하고 인명피해를 저감시키기 위해서 자율안전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내 가정부터 화재예방을 하고 피난계획을 세우고 연습하며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를 설치하는 자율안전 활동을 실천한다면 내 가정의 안전은 확보되리라 본다. 아울러 가정에서 자율안전이 잘 이뤄지면 사회의 자율안전도 잘 이뤄져 안전문화가 정착되고 안전사회가 구현되어 대형화재 예방과 피해 저감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날이 점점 추워지고 난방을 위한 화기를 더 많이 사용하는 계절이 다가온다.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내 가정부터 자율안전을 계획하고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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