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호 칼럼] 시월은 ‘음미문화’로
[신청호 칼럼] 시월은 ‘음미문화’로
  • 충청매일
  • 승인 2017.10.11 1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교수

달력상에 나타난 10월을 상순, 중순, 하순으로 나누어 보자. 상순은 국군의 날, 노인의 날, 개천절, 추석, 세계한인의 날, 재향군인의 날, 한글날, 임산부의 날로 꽉 차있고 중순은 체육의 날 하순은 문화의 날, 경찰의 날, 국제연한합일, 교정의 날, 지방자치의 날, 금융의 날로 되어 있다.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면 상순은 나라가 열리고 그 얼을 기리고자 가족과 더불어 지내는 날이고 중순은 각종 문화 행사에 참여하는 날들이고, 하순은 지방 특유의 문화행사로 지방문화의 정체성을 가지며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민족의 얼을 되 새겨보자는 날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시아의 떠오르는 별, 신흥 4국(한국·대만·홍콩·싱가폴)으로 불리던 나라 중 대만을 오랜만에 기회가 되어 다녀오게 됐다. 비교적 국민소득이 높은지라 의식수준도 높은 듯했다. 타이베이 역전 거리에서 걸인과 노숙인을 볼 수 없었고 시장 거리나 공원 유원지에서의 쓰레기 더미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많은 국제공항이나 고궁 박물관에서의 질서의식이 중국본토와 완연히 다르게 보였다.

대만의 정서와 문화 그리고 먹거리를 한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스린 야시장에서의 일이다. 쌍 10절 예비행사의 하나로 시장 지역주민 중심의 거리행진이 있었다. 해학적이고 위엄이 있어 보이는 전설속의 인물을 신격화하며 거리를 활보하는 가장행렬의 모습은 지역의 홍보는 물론 세계에 알리는 지역의 큰 행사였다. 그리고 국가를 위해 숭고한 넋을 기리는 충의 사당 앞에서 군인들의 교대식 하는 모습, 총칼로 무장한 흰 제복과 모자를 쓰고 혼백을 모신 사당 앞에서 경례를 하는 작은 사열식이었다. 이데올로기보다 민생 민주 민권을 향한 우리의 문화는 어떤가? 우리 지역 만해도 증평의 인삼축제, 보은의 대추축제, 오창생명쌀 축제, 괴산의 고추축제 모두가 중복되고 행사치르기식의 축제란 느낌이 든다. 더구나 기나긴 추석 연휴에 해외나들이 인파가 더욱 늘어나서 인지 지역축제가 작년에 비해 인파도 줄고 행사내용도 비슷하다. 인천공항에 가보니 해외 나들이로 항공수요가 많아 항공사 및 여행사의 특수를 누린다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심지어 제주에 가는 비행기를 탈수 없어 인천에서 칭따오를 거쳐 칭따오에서 제주를 가야한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우리나라 사람이 직항으로 제주에 가지 못하고 중국을 거쳐 가야한다니 서글프기도 했다.

시월에 들어 축제의 쏠림현상과 집중적인 해외나들이 현상, 의식 있는 국민이라면 이에 동참하는 것들이 바람직한지 한 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한다. 뭐든지 빨리 빨리 다녀만 가는 ‘눈도장 찍기식 문화행사’, 소위 ‘때우기식 행사’는 사라져야 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란 모토를 가지고 보고 즐기는 문화뿐 아니라 질 좋은 제품을 내놓고 스토리를 내놓고 그를 음미해 가며 즐기는 문화,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는 그러한 문화축제가 됐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대만보다 사계절이 두렷한 나라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만큼 다양한 문화적 볼거리도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을 가졌다. 반도문화의 특색을 살려 지역단위로 중복되지 않도록 축제를 계획하고 여기에 호응하는 우리 국민 들이다. 매년 반복되는 시월 한 달을 상순 중순 하순별로 기획해 국부(國富)가 해외로 유출되지 않고도 국내의 ‘음미문화’로 보람차게 보냈다는 사람이 많아지는 시월이 됐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