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결단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준비도 없이 돌연 단(斷)을 내려서는 안 된다. 결단하지 않을 수 없는 삐걱삐걱 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결단력이 없는 사람들은 그러한 파국에 이르는 과정에서 충분히 결과를 예측하면서도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도피할 구멍만을 찾는다. 그러다가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아!’하고 비명을 울리는 것과 같은 태도로 단(斷)을 내리는 것은 결단이라고 할 수가 없다.

참으로 결단력이 있는 사람은 문제에서 눈을 떼지 않고 철저하게 정보를 수집하면서 분석한다. 그리하여 마지막 순간까지 데이터를 기초로 깊이 생각하고 이것저것 방책을 연구한 다음에야 비로소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정보나 데이터를 최대한 모았다고 하더라도 물론 충분할 수는 없다.

수학의 방정식처럼 데이터가 갖춰지면 반드시 정답이 나오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결단’이라는 거창한 표현을 쓸 것까지 없는 것이다. 데이터 정보가 충분하지 않으니까 나머지는 직감력으로 보충해서 단(斷)을 내린다.

즉 말이나 숫자로는 명확히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인가의 정체를 간파하고 ‘에잇!’하고 잘라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결단이다. 따라서 불확실하고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을 자기의 확신으로 보충했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서는 당연히 자기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 된다. 정신적으로 나약한 사람들은 그 책임이 두렵기 때문에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경영은 자본의 힘이라기보다는 의사결정과 정보의 문제’라고 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사결정, 즉 결단은 경영자의 최대 임무인 것이다. 비단 경영자뿐만 아니라 평사원에 이르기까지 결단력의 유무는 그 능력의 척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정확한 결단을 내리려면 정확한 정보의 수집이 불가결한 것임은 앞에서도 말한 바 있다. 정확한 정보는 위험이 따르는 결단의 성공률을 높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제 2차 대전에서 일본에게 이긴 것은 피차의 물량적(物量的)인 차이보다 정보의 수집이 정확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경영 또한 그런 것이다.

탑(TOP)에서 중간 관리 층에 이르기까지 보다 확실하고 보다 안전한 결단을 내리려면 정보 수집을 태만히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 하여 회사를 궁지에 몰아넣거나 도산시킨 예는 너무나도 많다. 그런가 하면 면밀한 정보수집에 의해 회사의 위기를 미리 간파하여 결단을 내리거나 또는 타사(他社)의 장, 단점과 기타의 정보를 일일이 수집하여 자기 회사 운영의 참고로 삼음으로써 회사를 번영시킨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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