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처리도 불가능…내달 중 재개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총회를 ‘폐회’하지 못하고 ‘정회’했다. 당초 기장총회는 지난 22일 오전 회무를 마친 뒤 제102차 정기총회를 폐회할 계획이었지만, 정족수 부족으로 폐회를 하지 못 했다.

기장총회가 폐회를 하지 못 하고 정회를 한 건 이번이 두 번째. 2004년 군산에서 열린 총회도 정회했다. 기장총회는 10월 중 총회를 다시 연다는 계획이다. 기장은 두 번째지만, 다른 교단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총회 마지막 날인 22일 이미 총회 현장은 텅텅 비었다. 많은 총회 대의원들이 자리를 떴기 때문이다. 총회 첫날 참석한 대의원 수는 656명, 마지막 날 남은 인원은 절반도 안되는 296명이었다. 정족수 부족으로 안건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번 총회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 중 하나였던 목회자 성윤리 규범 채택과 교회 성폭력 특별법 제정 등을 다룰 수 없었다. 기장총회가 발표하려던 경주 선언도 채택하지 못 했다.

관심을 모았던 ‘성소수자 교인을 위한 목회 연구위원회’ 구성은 결국 무산됐다. 이 헌의안은 2년 전에도 안건이 올라왔지만 기각된 바 있다.

이는 성소수자에 대한 기장 목회자들의 인식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기장총회 윤세관 총회장은 총회 첫째날 기자회견에서 “동성애와 동성혼은 반대하지만, 성소수자를 위한 목회 활동은 격려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현장 목회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총회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기장이 성소수자 교인 목회 연구위원회를 구성하면 이단이라는 지적을 받을까 두렵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사업이 중단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을 위한 부지 구입비의 일부 부담해달라는 안건도 부결됐다. 역사문화관 건립 계약금 마련을 위해 기장총회가 부담해야할 액수는 3천만원. 하지만 총회 대의원들이 이를 거절하면서 역사문화관 건립 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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