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경영학과

풍수는 바람과 물의 작용이다. 고지대에서는 바람을 중시하고 저지대에서는 물을 중시하라고 했다. 고지대에서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넓은 평양지가 펼쳐지면 사람이 살만한 곳이요, 저지대인 평양지에서는 물길이 감싸돌고 물이 모이는 곳이 사람이 살만한 곳이다.

며칠 전 중국의 상해와 항주를 다녀왔다. 중국의 제1의 경제도시 상해는 장강이 끝나는 저지대에 위치한다. 상해에서 항주까지 끝없이 펼쳐지는 평지벌판을 달리다가 산이 나타나면 항주에 다다른다. 항주는 중국 7대 고도 중의 하나이며 북경에서 항주까지 1천800km의 수로(운하)가 연결된 곳이다. 항주의 서호는 중국 36개의 서호 중 그 경관이 으뜸 되는 곳이다. 송나라 시대부터 수백년 간 황제들의 휴양지다. 3면이 산으로 둘러싸였고 1면이 도시와 접해 있는데 사방에서 물들이 모여든다. 항주의 서호는 중국 10대 명승지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중국 상해는 고지대가 거의 없는 저지대 평지이다. 상해의 포동(푸동)지구에 가면 황포강을 사이에 두고 포서와 포동이 마주한다. 포서는 황포강의 서쪽이라 하여 포서라고 하며 예전에는 이곳이 발달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강물이 감싸주는 동쪽의 포동지구에 수많은 고층빌딩을 건축해 마천루가 군(群)을 이루며 중국 제1의 경제도시가 됐다. 황포강이 포동지구의 3면을 감싸주고 사방에서 물이 모여드는 곳으로서 황포강은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아 물이 나가기도 하고 들어오기도 하니 물의 흐름이 조용하다. 세계의 주요 고층건물들도 대부분 물이 모여드는 저지대에 위치한다.

명나라 시대에 세워진 상해의 예원은 가운데에 연못을 두고 다리를 9번이나 꺾어서 어디서든 아름다움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조성했는데 풍수적으로 보면 낮은 저지대에 위치하고 물을 중심으로 길과 다리에도 변화를 주었다. 60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명청시대의 옛 거리를 즐긴다.

청주는 올 여름 집중호우로 무심천변이 범람해  수해가 발생했다. 삽시간에 집중호우로 피해가 커졌다. 예전에는 비가 오면 강변의 저지대는 물 피해가 크게 일어났다. 상습적으로 폭우 시 범람하는 곳은 대비가 필요하다. 저수지의 조성, 지하 물탱크의 조성 등 수해예방책이 필요하다. 일본 동경의 지하공간이 유사시 물을 가둘 수 있는 물탱크이고 서울의 광화문, 강남역, 사당역 등 저지대에도 지하 물탱크가 설치됐다.

저지대는 집중 폭우 시 비 피해가 염려됨에도 재래시장, 상업시설 등을 보면 저지대로 몰려든다. 저 지대로 물이 모여들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시장이 들어서는 곳, 유통시설이 있는 곳 고지대에 있는가? 저지대에 있는가? 고지대에 있던 것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물이 모여드는 곳에 시장이 서고 유통시장이 들어오며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지대가 높은 곳에서는 시장을 열어도 유통시설을 구축해도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는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이다. 부자가 되려거든 물이 모여드는 낮은 곳으로 갈 것이다. 낮은 곳으로 가되, 한 치가 높은 곳, 이곳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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