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숙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 수도기획팀장

우리 속담에 ‘돈을 물쓰듯 한다’라는 말은 아낌없이 계획 없이 낭비하고 아쉬움 없이 사용하는 것을 물에 빗대어 하는 말이다. 이렇듯 옛날에는 흔히 아무렇지 않게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이제는 주변에서 원하는 만큼 쉽게 얻을 수 없다. 

사회가 발전하고 생활이 편해질수록 물이 소비량은 증가됐으며 반대로 빌딩이 높아질수록 지하수위는 점점 낮아져 이제는 아무 데서나 지하수를 이용하기도 어려운 사회가 됐다. 물을 얻기 위해 댐을 건설하기도 어렵고 지하수를 얻기 위해서도 깊은 관정을 설치해야 되며 예전처럼 계곡에 물이 넘쳐나지도 않는다.

물은 더 이상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이미 도래했으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물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관리인이 돼야 할 것이다. 물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 물을 적게 사용하는 것이 현대 생활에서 얼마나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것인지는 우리는 2년 전에 경험해 봤다.

언제부터인가 기후도 예전과는 다르고 장마철에도 비도 적게 온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우리가 필요한 물을 충분히 원하는 만큼 얻을 수 없는 시대에 이미 들어서 있어 더 늦기 전에 버려지고 낭비되는 물을 줄일 수 있도록 모두가 물 절약을 생활화해야 한다.

물 절약은 어렵고 거창한 일이 아니다. 일상에서 관심을 가지고 물을 사용하되 낭비되는 것을 막으면 되는 것이다. 이미 방송과 언론에서 매년 홍보해 절수 방법을 모든 사람이 알고 있으나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물의 소중함을 알고 절약해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통계를 살펴보면 국민 1인당 하루 수돗물 사용량은 332ℓ로 2ℓ 페트병으로 환산하면 약 166병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별 물 소비량을 보면 우리나라의 물 소비량은 이탈리아를 제외한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가보다 많으며 상·하수도 요금을 비교하면 독일은 우리나라의 7배 정도, 프랑스와 영국 국민은 4~5배 정도 비싼 물 값을 지불하고 있다. 아마 머지 않은 장래에 우리도 독일 수준 이상의 물 사용료를 지불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이미 물도 자원이며 물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은 현재까지 없으며 물이 없으면 산업 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맑은 공기, 깨끗한 물은 더 이상 그냥 주어지지 않는 세상이 됐다. 어느 한 사람이 아닌 우리 모두가 물이라는 자원을 관리하고 소중히 사용해 가뭄이라는 자연 재난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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