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숙 청주 오창호수도서관 사서

지난 봄 지역 인문단체에서 고전낭독회를 개최하며 심사위원으로 와 달라는 요청이 있어 초등생과 단체회원들의 낭독회에 간적이 있었다. 사실 심사위원이 처음이고 고전 낭독회라 지루하겠다는 예상이었으나, 낭독자들이 한 팀씩 무대에 설 때마다 적잖은 울림이 있는 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이해하기 어렵고 고리따분하다고만 생각했던 옛 고전들이 낭독을 통해 현 시대에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저렇게 매일 즐겁게 낭독하는 저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하고 바른 길로 자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소개하는 정여울 작가의 ‘소리내어 읽는 즐거움’은 이런 낭독의 즐거움과 더 나아가 우리 삶을 변화 시키는 낭독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풍요로운 우리말의 힘으로 문학과 여행, 독서와 예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글과 읽고, 쓰고, 듣고, 말함으로써 소통하는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작가 정여울은 책머리에서 낭독의 세 가지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첫째, 예민한 감수성의 촉각이 살아나며, 무언가를 더 깊이 오래 생각할 수 있는 집중력이 최고조로 올라가게 되는 오감의 활성화이다.

둘째는 좋은 작품에는 해맑은 감동의 에너지가 있어 우울한 기분이 들 때, 한 5분만 좋은 글을 읽으면 금세 우울한 느낌이 사라져버려 마음 챙김에도 커다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효과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대화하는 느낌을 주어 혼자만으로도 ‘스스로를 다독이고 아픔을 치유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6 part, 총 101편의 소리 내어 읽기 좋은 문장들을 수록하고 그 문장들을 소리 내어 읽을 때의 느낌, 감정 등을 덧붙이고, 작품을 이야기해준다. 흔히 낭독으로 적당하다 생각되는 현대시나 시조 외에도 소설, 수필, 편지글, 심지어 ‘흥보가’나 ‘심생전’ 같은 고전, ‘직지’의 한 부분도 수록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작품에 대한 애정과 따뜻하고 인간적인 마음이 느껴진다. 또한,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강인함까지 느껴지며 새삼 글쓰는 작가들이 위대해지며, ‘어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감탄이 나온다.

작가는 ‘낭독은 나 혼자만으로도 나를 다독이고, 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간소한 심리테라피 방법, 그것이 바로 좋은 글 소리내어 읽기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요즘 여러 지역에서 낭독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고전연구 낭독 모임이 결성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낭독의 즐거움을 느껴보고 삶을 바꿔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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